정상회의 준비에 골머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다가오는 가운데 회의를 준비하는 나토 관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의력 집중 시간이 짧기 때문에, 다른 회원국 정상들에게 짧게 발언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안보 전문 매체 포린 폴리시는 “회의 준비가 산만하고, 나토에 대한 지식도 없고, 외교 이슈에 대해 깊이 이해하려 하지 않는 아이를 대하는 것 같다”는 나토 소식통과 전직 고위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는 나토 내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나토 정상회의는 ‘중요하지만 몹시 지루한 회의’로 악명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에 나토 관리들은 다른 국가 정상들에게 발언 시간을 2~4분으로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토는 또 25일 열리는 정상회의 후 비공개회의에서 이뤄진 논의 내용을 정리한 공동 선언을 내놓지 않기로 했다. 공식 공동선언문이 나왔던 2014년 웨일스와 정상회의와 2016년 바르샤바 정상회의와 달리 이번 회담은 공동선언문이 필요없는 회담이라는 나토 측 설명에도 불구하고 익명의 소식통은 “트럼프가 그걸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우려해 나토가 공동 선언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기간 중 나토를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조롱했고 나토가 가상 적국으로 삼는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찬양하기도 했다. 나토 무용론에서는 한 발 물러났지만 아직도 대 유럽 정책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나토의 한 고위 관리는 포린 폴리시에 "사람들이 트럼프의 예측불가능함에 대해 공포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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