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혼밥(혼자 식사)’을 주제로 한 이색 심포지엄이 열렸다.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혼밥족 현상을 국민건강 차원에서 바라보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혼밥 괜찮아요? 혼자 먹는 밥, 건강하게 먹기’를 주제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의사협회, 그리고 천정배(국민의당)ㆍ권미혁(더불어민주당)ㆍ성일종(자유한국당)의원실 공동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 이행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건강노화산업단장은 ‘우리사회의 혼밥 현황’에서 하루 세끼를 모두 혼자 먹는 국민이 100명 중 9명(9.0%)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제6기(2013~2015년) 조사의 원자료를 통해 2만여명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다. 세끼를 모두 혼자 먹는 비율은 남성(7.1%)보다 여성(10.8%)이 더 많았다.
특히 1인 가구는 세끼를 혼자 먹는 비율이 무려 52.3%에 달했다. 2명 중 1명 이상이 하루 종일 ‘혼밥’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역시 남성(40.2%)보다 여성(61.9%)의 비율이 높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25.0%)이 세끼를 혼자 먹었는데, 혼자 사는 노인의 경우 그 비율이 76.5%에 달했다.
‘혼밥’은 건강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 세끼 모두 혼자 식사하는 사람의 비만유병률은 34.7%로 세끼 모두 함께 식사한 사람(24.9%)보다 높았다. 이 단장은 “청소년(12~18세)의 경우 남녀 모두 세끼를 혼자 식사할 경우 비만유병률이 각각 46.9%, 22.4%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아 비만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나트륨을 하루 2,000㎎ 초과 섭취하는 비율도 혼자 세끼를 먹는 사람이 34.3%로 세끼 모두 함께 식사하는 사람(24.3%)에 비해 크게 높았다.
이수현 소비자시민모임 실장은 ‘혼밥족의 주 선택메뉴와 문제점’ 주제발표를 통해 “혼밥족들이 최근 간편함과 저렴함을 이유로 편의점 도시락이나 라면, 패스트푸드 등을 선택하는데 대부분 나트륨 함량이 하루 권고량의 70~90%에 달하고 지방비율이 높다“며 “혼밥을 하더라도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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