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모 사학재단 이사장 아들, 정교사 되려 시험지 빼돌려
업무방해 혐의로 이사장, 출제위원 교수 등 불구속 입건
부산의 한 사학재단 이사장 아들이 소속 사립고에서 정식교사 채용과정에서 시험지를 사전에 빼돌려 임용된 사실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16일 업무방해 혐의로 부산 모 사립고 이사장 아들 A(41)씨와 시험문제를 사전에 유출한 모 대학교수 B(51)씨를 구속하고 이사장(69)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11월부터 약 한 달간 치러진 사립고 정교사 채용과정에서 시험문제를 사전에 유출하거나 이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해당 고교의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던 A씨는 자신의 대학 지도교수인 B씨에게 시험출제위원을 추천 받아 이사장인 아버지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이사장은 교수 B씨와 공모해 B씨의 동료교수 3명을 시험출제위원으로 추천 받았다.
그러나 실제 시험문제를 내고 이를 A씨에게 건넨 사람은 교수 B씨였으며 A씨는 응시생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성적을 받았다.
B씨 등은 A씨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와 의혹이 제기될 것을 우려, A씨의 점수는 낮추고 다른 응시생의 점수를 높이는 방법으로 점수 조작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듬해인 2015년 3월 해당고교에 정식 교사로 임용됐다.
경찰은 부산시교육청의 수사의뢰를 받아 A씨의 시험지 등 관련 증거를 다수 확보하고, 해당 사학재단에 소속된 6개 학교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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