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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모 윤경순 부부 “비행기 추락 사고 후유증, 걷기로 극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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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모 윤경순 부부 “비행기 추락 사고 후유증, 걷기로 극복했어요!”

입력
2017.05.1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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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제주도에서 4박5일 동안 열린 한국걷기그랜드슬램인 ‘제7회 제주워킹 그랑프리대회’에 참가한 김경모ㆍ 윤경순 부부. 이들 부부는 걷기 운동으로 비행기 추락 사고의 후유증을 극복했다.
지난 2월, 제주도에서 4박5일 동안 열린 한국걷기그랜드슬램인 ‘제7회 제주워킹 그랑프리대회’에 참가한 김경모ㆍ 윤경순 부부. 이들 부부는 걷기 운동으로 비행기 추락 사고의 후유증을 극복했다.

“행복의 8할은 건강이죠. 우리 가정은 건강 관리법이 곧 행복 관리법입니다!”

영주에 걷기최고지도자 1급 자격증을 따낸 부부가 탄생했다. 건설장비업을 하는 김경모(60)씨와 그의 부인 윤경순(56)씨가 그 주인공이다. 영주에서는 이들 부부가 첫 1급 걷기지도자이다. 이들 부부는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손을 잡고 서천둔치로 나가 걷기동호인 20~30명과 함께 서천둔치 인라인스케이트장에서 노벨리스코리아 영주공장을 왕복하는 10km 코스를 걷는다. 지난해 11월부터 하루도 빠뜨리지 않는 일상이다.

- 온 가족이 걷기 마니아가 된 사연

부부가 걷기를 시작한 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2002년4월15일, 중국 민항기가 김해공항 인근 돗대산에 부딪혀 추락, 탑승객 167명 중 128명이 사망한 참사가 있었다. 윤경순씨는 그 때 생존자 중 한 사람이다. 당시 영주에는 퇴직 교원 등 지역민 25명이 탑승, 4명이 살아남아 시민 중 상당수는 아직까지 그 때를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의 아픈 역사이기도 하다. 윤 씨는 “아직도 이날이 되면 그 때 충격이 되살아나서인지 온몸이 아프다”고 말했다. 윤 씨는 그날 이후 심한 우울증과 당뇨에 시달리는 정신적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했다”고 회상한다. “직업이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고객 만나기도 민망할 정도였다”고 한다. 곁에서 이를 지켜 본 남편의 아픔도 짐작이 간다. “아픈 나를 달래주는 남편도 고혈압에 시달렸다”고 했다.

이들 부부에게 행운처럼 찾아 온 것이 바로 걷기다. 윤 씨는 “지난해 8월 쯤 영주에 걷기연맹이 창설되고 영주시청에서 걷기생활화 캠페인을 펼칠 때 답답한 마음을 달래보자는 심정으로 걷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11월부터 본격적으로 걷기운동을 시작하자 남편 김 씨도 응원 차원에서 동참했고, 이제는 중 1, 중 3학년인 두 남매도 따라 나서 걷기 가족이 됐다. 윤 씨는 “바쁜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둘러보며 오로지 나를 위해 걷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고 걷기의 기쁨을 전했다.

걷기의 매력에 빠져 부부가 함께 다니다 보니 어느새 건강과 생활이 확 바뀌어 있었다. 윤 씨는 14년 여 동안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할 정도로 시달린 당뇨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김 씨는 두툼하고 불룩한 배가 쑥 들어 간 것은 물론 혈압도 정상을 되찾았다. 걷기운동 3, 4개월 만에 찾아 온 놀라운 변화였다.

이들 부부는 단순히 걷는 운동에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영주시보건소가 운영하는 걷기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딴 데 이어 1급 지도자자격증에 도전했다.

온 가족이 함께 다정하게 포즈를 취했다. 가족 모두 걷기의 매력이 푹 빠진 ‘걷기 마니아’다.
온 가족이 함께 다정하게 포즈를 취했다. 가족 모두 걷기의 매력이 푹 빠진 ‘걷기 마니아’다.

-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행복의 길’

지난 2월 11일부터 15일까지 4박5일 동안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걷기그랜드슬램인 ‘제7회 제주워킹 그랑프리대회’에 참가했다. 대회는 바른 걷기 자세로 걸어야 하는 규정이 있어 전국에서 1,2급 지도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하루 11시간 내 50km를 걸어야 하는 것으로 이들 부부는 총 250km를 완보해 인증서를 받았다.

이들 부부는 “그날의 감동과 기쁨은 이루다 말할 수 없다. 걷기를 통해 완전히 스스로의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또한, 강원도 원주 상지대학 평생교육원에서 진행하는 6개월 과정의 걷기지도자 수업을 받고, 100km 이상 걷기 인증을 받은 끝에 지난 3월7일 드디어 1급지도자 자격증을 땄다. 걷기에 대한 이론과 실기를 완비한 셈이다.

윤 씨는 영주시걷기연맹이 주최하는 ‘두발로 걷기데이’에 영주걷기지도자들과 함께 동참하고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영주시걷기연맹 부회장이자 재단법인 대한걷기연맹의 부회장이기도 해서 대한걷기연맹 공인동호인회인 워키아이-영주를 결성하기도 했다. 워키아이-영주는 ‘아침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슬로건으로 매일 새벽 5시 서천둔치에 모여 10km 구간을 걷는다.

새벽 걷기가 힘든 동호인은 1주일 2번 이상 오후 7시 같은 장소에 모여 걷고 있으며,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이들 부부는 “한걸음 걸을 때마다 건강해진다는 믿음을 갖게 됐으며, 많은 사람들이 더불어 걷기 운동에 동참해 건강과 생활의 활력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권장했다.

“길이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걷기는 최고의 건강 관리법이자 행복 관리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가정이 화목해지는 방법 혹은 ‘행복의 길’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 가족은 ‘길 위에 길이 있다’고 대답해줍니다. 행복의 길은 길에 있습니다. 열심히 걷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찾으세요!”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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