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초등학교로 ‘현장 행보’
내년부터 3~6월 셧다운 정례화
“임기내 최대한 빨리 10기 폐쇄”
미세먼지 대책기구 설치 지시도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서울 시내 초등학교를 찾아 30년 이상 된 노후석탄화력발전소를 일시 가동중단(셧다운)하라는 강력한 지시를 내렸다.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미세먼지 대책기구도 설치된다. 국민적 우려가 급증하는 미세먼지 문제를 국가 의제로 정하고 직접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취임식에서 밝힌 “국민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을 이어간 행보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스승의 날인 이날 ‘찾아가는 대통령’ 두 번째 시리즈로 서울 양천 은정초등학교 ‘미세먼지 바로 알기 교실’을 찾아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듣고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찾아가는 대통령’ 첫 행보로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나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30년 이상 된 노후석탄화력발전소를 6월 한달 간 일시 셧다운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미세먼지가 급증하는 봄철 4개월(3~6월) 동안 노후석탄화력발전소 셧다운을 정례화한다. 문 대통령은 또 “노후발전소 10기는 임기 내 모두 폐쇄하고 폐쇄 시기도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석탄화력발전소의 전면 개편을 선언했다. 현재 운영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는 59기로, 가동 30년이 넘은 노후 발전소는 10기가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미세먼지를 국가 의제로 설정하고 근본 해결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이라며 “이를 위해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에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미세먼지 대책기구를 설치하라고 사회수석에 별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기구는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정부 내 태스크포스(TF)가 될 계획이다.
김수현 사회수석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긴급하게 시행하다 보니 전력문제를 고려해야 해 셧다운 대상은 호남 소재 2기를 뺀 8기로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학적으로 얼마나 나아지느냐 따지기는 어렵지만 현행보다 1~2%정도 좋아진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겨우 그 정도냐고 할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 정부가 할 수 있는 선제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을 전면 중단하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하겠다고 공약했다. 다만 전력수급 차질과 전기료 인상을 감안해 미세먼지 감축 공약은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게 청와대의 계획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기료가 싼) 석탄발전소를 줄이면 국민 비용부담이 늘게 된다는 점에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전력정책 전반에 대해서는 로드맵을 새로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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