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시우(22ㆍCJ대한통운)의 필살기는 ‘집게 그립’이었다.
김시우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미국프골프(PGA) 투어 통산 2승째를 달성하기 전까지 다소 고전했다. 지난주 취리히 클래식까지 18개 대회에 출전해 7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다. 4개 대회에서는 기권했다. 허리 통증이 문제였다. 그는 우승 후 “겨울 동안 몸 관리를 잘못했다. 한국에서 친구들 만나고 노느라 그랬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여기에 퍼팅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세계랭킹 75위인 김시우의 라운드당 퍼트 수는 29.23개로 125위에 그쳤다.
그런 김시우는 최근 퍼트할 때 최근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퍼터의 샤프트를 단단히 잡는 집게 그립으로 해법을 찾았다. 한국 남자 골퍼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왕정훈(22)도 이 집게 그립으로 바꾼 뒤 성적이 올랐다고 밝힌 바 있다. 2016 유럽프로골프투어에서 맹활약을 펼쳐 신인상을 차지한 왕정훈은 지난주 기준 세계랭킹 55위다.
이번 대회에서 김시우는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가 1.756개로 집계됐다. 공동 26위의 성적이다. 그립을 바꾸기 전인 3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는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가 1.8개로 공동 43위에 머물렀다.
4라운드에서 드라이버 비거리가 306야드 이상 나올 정도의 장타력에 퍼팅 정확도까지 향상되면서 우승이란 값진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김시우는 “집게 그립으로 바꾼 건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걸 보고 아버지께서 ‘잘하는 선수가 하는 거라면 한번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했던 게 계기가 됐다”면서 “1주 정도 연습하고 텍사스오픈에서 나가서 처음 실전에서 해봤더니 효과가 있었다. 긴장될 때 특히 효과 만점이었다. 견고하고 편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허리 통증도 완치됐고, 최경주 선배님이 연습 라운드를 하면서 많은 조언을 해주신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우승의 원동력들을 꼽았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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