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시우./사진=PGA 페이스북.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5대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정상에 우뚝 선 김시우(22ㆍ대한통운)에게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투어 통산 2승째를 기록한 그는 한국 남자골프의 차세대 유망주를 넘어 간판 선수로 입지를 굳히는 모양새다.
김시우는 '될 성 부른 떡잎'이었다. 그는 신성고등학교 2학년 재학 때인 지난 2012년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해 당당히 합격했다. 김시우는 당시 사상 최연소 합격(17세5개월6일)으로 골프계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다만 만18세가 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투어 카드를 받을 순 없었다. 따라서 그는 다음 해 고작 8개 대회에 출전했다. 그 과정에서 높은 프로의 벽을 실감했다. 그는 7차례 컷 탈락과 1차례 기권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김시우는 2014년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에서 다시 시작했다. 그는 웹닷컴 투어에서 온갖 시련을 견디며 PGA 투어 복귀를 노렸다. 2년 만인 2016년 다시 PGA 투어를 밟게 된 김시우는 그 해 1월 소니오픈에서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치며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4위를 차지했다. 이어진 커리어 빌더 챌린지에서도 9위라는 호성적을 올렸다. 이에 대해 골프전문매체 골프다이제스트는 "조던 스피스(24ㆍ미국)에 이어 주목 받는 신예"라고 그를 소개했다.
같은 해 7월 바바솔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간 김시우는 한 달 후 윈덤 챔피언십에서 마침내 꿈에 그리던 우승을 거머쥐었다. 미국 무대 진출 4년 만에 달성한 첫 우승이었다. 그의 나이 만 21살2개월이었다. 김시우는 최경주(47ㆍSK텔레콤), 양용은(45ㆍKB금융그룹), 배상문(31ㆍ캘러웨이), 노승열(26ㆍ나이키골프)에 이어 PGA 투어에서 우승한 5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김시우는 이들 중 최연소 우승자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탄탄대로가 예고됐지만, PGA 투어는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김시우는 올 시즌 다시 한 번 슬럼프를 겪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최고 성적은 시즌 초반인 지난 해 10월 CIMB 클래식에서 기록한 공동 10위였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 탓이었다. 김시우는 대회 전까지 7차례나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2월엔 4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최근에는 지난 4월30일 취리히 클래식에서 컷 탈락했다. 기권 또한 4차례나 했다.
그러나 두 번째 우승에 대한 열망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김시우는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김시우는 '강철 멘탈'을 자랑하며 모처럼 찾아온 우승 기회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최종 4라운드 15번홀(파4)까지 2타 차 단독선두를 유지한 그는 연못으로 그린이 둘러싸인 시그너처홀 17번홀(파3)에서 무난히 온그린에 성공해 파로 막으면서 우승을 예감했다. 그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도 그린 주변에서 우드로 공을 그린에 올린 뒤 파를 기록하면서 결국 우승을 확정했다.
김시우는 만 21세10개월17일의 나이로 정상 고지를 밟아 플레이어어스 챔피언십 사상 최연소 우승자로 기록됐다. 이 대회에서 만 22세가 되기 전에 우승한 선수는 여태까지 없었다. 김시우는 지난 2004년 애덤 스콧(37ㆍ호주)이 세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23세)을 1년 이상 앞당겼다.
한국 선수 중에는 최경주도 이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2011년 당시 그의 나이는 41세였다. 스피스가 2015년 타이거 우즈(42ㆍ미국)에 이어 2번째로 어린 나이에 마스터스 그린 재킷을 입었을 때가 21살9개월이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050만 달러ㆍ우승상금 189만 달러)의 권위나 상금 수준은 마스터스(총상금 1,000만 달러ㆍ우승 상금 198만 달러)와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김시우의 이번 우승은 스피스의 마스터스 우승만큼 의미가 남달랐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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