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의 최강 폭염이 맹위를 떨치던 지난해 7월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시작된 곳은 아파트 외벽 쪽 에어컨 실외기 보관장소. 정확한 원인을 살펴보니 실외기 옆에 두었던 종이상자, 달걀 포장지 등에 실외기에서 나온 열이 쌓였다가 불이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에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비율이 늘면서 에어컨 실외기로 인한 화재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15일 국민안전처와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접수된 에어컨 화재 472건 중 299건(63.3%)이 실외기에서 시작됐다. 실외기로 인한 화재 사고는 매년 증가 중인데, 2014년 71건, 2015년 100건, 지난해 128건으로 집계됐다.
실외기에서 시작된 화재사고를 분류했더니, 과열ㆍ과부하ㆍ접촉불량 등 ‘설치환경’에서 문제가 있었던 사고가 29.8%로 가장 많았고, 기기 노후화에 따른 화재가 23.9%, 담배꽁초 등 부주의에 의한 화재가 13,4%로 뒤를 이었다.
소비자원은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에 화재 사고를 예방할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며 “실외기는 벽체와 10㎝ 이상 떨어진 곳에 설치하고 실외기 내부를 주기적으로 청소해 먼지 및 수분이 쌓이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실외기 전선은 이음부가 없는 단일 전선으로 설치하고 ▦실외기 팬이 작동되지 않거나 과도한 소음이 있다면 즉시 전문가의 점검을 받으며 ▦담뱃불이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실외기 주변에선 흡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와 관련 안전처와 소비자원은 삼성ㆍLGㆍ동부대우전자 등 가전 3사와 함께 17~31일 에어컨 실외기 안전점검 서비스를 실시한다. 기본 점검과 수리는 무상으로 제공되고, 부품교체나 이전 설치 등에는 비용이 따를 수 있다. 서비스 신청은 에어컨 제조업체(삼성 1599-3366, LG 1544-7777, 동부대우 1588-1588)로 하면 된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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