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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표팀 ‘30일 파워 프로그램’으로 죽음의 조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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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대표팀 ‘30일 파워 프로그램’으로 죽음의 조 넘는다

입력
2017.05.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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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체력강화 집중훈련

리우 담당 플라비우 코치 영업

유럽-아프리카 못잖은 힘 키워

20분 못 뛴다던 MF 백승호

세네갈 평가전 득점으로 성과 입증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모습. 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하는 모습. 대한축구협회 제공

“너희들과 가진 기술과 스피드를 발휘하려면 체력을 더 키워야 한다.”

2002년 한ㆍ일월드컵 소집 훈련 당시 거스 히딩크(71) 감독이 대표팀 선수들에게 누차 강조했던 말이다. 신태용(47)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도 선수들에게 똑같은 말을 했다. 히딩크 감독이 ‘지옥의 파워 프로그램’으로 강철 체력을 만들어 4강 신화를 이룬 것처럼 신 감독도 ‘30일 체력 강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수원과 전주, 인천, 대전, 천안, 제주 등 국내 6개 도시에서 열릴 U-20 월드컵 개막(5월20일)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기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와 ‘죽음의 조’에 편성된 한국은 최소 8강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방에서 상승 분위기를 타면 그 이상의 성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신 감독은 4강 신화를 위한 주춧돌을 ‘체력’이라 봤다. 그는 “축구는 45분이 아니라 90분 게임이다. 3~4일에 한 번 꼴로 경기하는 단기 대회에서는 체력이 기본이다. 체력이 있어야 경기 막판 힘들 때도 집중력이 유지되고 자신감도 생긴다. 경기력의 시작이 체력이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지난 달 10일 소집 훈련부터 체력 향상에 공을 들였다. 이를 위해 브라질 국적의 루이스 플라비우(68) 피지컬 코치를 영입했다. 플라비우 코치는 2010년부터 6시즌 동안 프로축구 K리그 포항 스틸러스의 체력을 책임지며 ‘포항의 전성시대’를 이끈 주역이다. 지난해 리우올림픽 때도 신 감독의 부탁을 받고 선수들의 체력을 담당했다.

‘체력 강화’에는 지치지 않고 뛸 수 있는 지구력뿐 아니라 유럽이나 아프리카 등 거구의 선수들을 만나도 밀리지 않는 피지컬, 힘을 순간적으로 폭발할 있는 근력 등이 포함된다. 신 감독은 “20세 이하 선수들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익숙하지 않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근육이 생겨 스피드가 떨어지고 기술 발휘가 힘들 거란 잘못된 선입견을 가진 선수도 많았다”고 떠올렸다.

조영욱이 지난 11일 우루과이와 평가전 때 심장박동을 측정하는 밴드를 찬 모습. 대한축구협회 제공
조영욱이 지난 11일 우루과이와 평가전 때 심장박동을 측정하는 밴드를 찬 모습. 대한축구협회 제공
14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세네갈 U-20 대표팀 평가전에 앞서 선수들이 몸을 푸는 장면을 지켜보는 루이스 플라비오(가운데) 피지컬 코치. 고양=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14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세네갈 U-20 대표팀 평가전에 앞서 선수들이 몸을 푸는 장면을 지켜보는 루이스 플라비오(가운데) 피지컬 코치. 고양=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실제로 리틀 태극전사들의 우상은 하나 같이 세계최고의 기술을 갖춘 선수들이다.

미드필더 임민혁(FC서울)은 스페인의 간판 미드필더 안드레 이니에스타(33ㆍ바르셀로나)를 보며 한국의 ‘임니에스타’를 꿈꾼다. 지난 11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환상적인 오버헤드 슛을 꽂아 넣은 최전방 공격수 강지훈(용인대)의 별명은 벨기에 국가대표 에당 아자르(27ㆍ첼시)를 빗댄 ‘강자르’다. 신 감독은 “체력, 피지컬이 밀리면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소용이 없는 반쪽 짜리에 불과하다”며 선수들을 ‘입에서 단내 나는’ 체력 프로그램 속으로 몰아넣었다. 선수들이 반신반의하거나 힘들어하면 특유의 ‘밀당(밀고 당기기)’ 작전을 펼쳤다. 향상된 수치를 보여줘 동기부여를 하고 포지션 경쟁자의 수치를 슬쩍 내밀며 자극했다. 선수들은 훈련뿐 아니라 연습경기 때도 몸에 심장 박동을 측정하는 밴드를 착용하고 뛰었다.

경기에 뛸 체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종종 받고 있는 백승호. 그는 체력 강화 프로그램을 소화한 끝에 강철 체력을 가진 선수로 변신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경기에 뛸 체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종종 받고 있는 백승호. 그는 체력 강화 프로그램을 소화한 끝에 강철 체력을 가진 선수로 변신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플라비우 코치의 태블릿PC에는 선수들의 순간 스피드와 심장박동에 따른 회복능력 수치 등 한 달간 변화 추이가 빼곡하다. 신 감독은 특히 주축 미드필더 백승호(바르셀로나B)의 변화에 만족해했다. 백승호는 신태용호 합류 초기 “(경기에 뛸 수 있는) 체력이 20분도 안 된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를 악물고 프로그램을 소화한 끝에 강철 체력으로 거듭났다. 체력 훈련은 지난 8일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신 감독은 “근육의 피로를 풀고 컨디션을 조절하는 단계다. 현재 선수들의 몸 상태가 85%인데 개막 때 100%가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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