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주중대사 내정 이어
짱저민ㆍ후진타오ㆍ시진핑 등
中 인맥 두터운 이해찬을 특사로
북핵 해결 공조에 적극 나서
문재인 대통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 해결을 위해 최측근 인사들을 대중(對中)라인의 전면에 배치했다. 주중 한국대사로 비서실장 출신 노영민 전 의원을 내정한 데 이어 중국 특사로 참여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낙점했다.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꽌시 문화’를 감안해 대통령 핵심 측근들을 파견해 한ㆍ중 관계 복원과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14일 이 의원의 중국 특사 내정 소식에 “이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2003년 2월 중국 특사 자격으로 장쩌민 국가주석을 만난 적이 있을 정도로 중국 인사들과의 인맥이 두텁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현직에 있던 장쩌민 주석, 후진타오 주석, 시진핑 주석 세 사람을 다 만나봤다”고 밝힌 바 있고, 실제 리커창 중국 총리의 대표적인 한국 측 지인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 외교안보통일자문회의 의장인 이 의원은 선거 기간 동안 중국 측으로부터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에 대한 우려를 전달받는 등 문 대통령의 대중 채널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가깝고 전임 총리라는 중량감을 갖추고 있어 문재인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최적의 카드라는 평가가 나온다. 역대 정부에서도 중국 특사는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해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도맡았다.
현 정부 초대 주중대사로 낙점된 노 전 의원도 대통령 비서실장 후보로 분류될 정도로 문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손에 꼽히는 인사다. 국회부의장 출신 박병석 의원도 중국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한국 대표단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박 의원은 중앙일보 홍콩특파원 출신으로 당내 중국통으로 꼽히며 이번 대선에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문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문 대통령은 11일 시진핑 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관심과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서로 이해를 높여가면서 양국 간 소통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희망한다”면서 “중국에 진출한 우리 국민들과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제약과 제재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시 주석께서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국과의 사드 문제 협의를 통해 당장의 경제 제재를 해결한 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과의 공조를 모색하는 단계적 접근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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