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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과 등산하고, 댓글 달고.... 주말에도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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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과 등산하고, 댓글 달고.... 주말에도 ‘소통’

입력
2017.05.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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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여사는 한 민원인에

사저 데려가 컵라면 주기도

발려견ㆍ반려묘도 함께 靑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후 첫 주말인 13일 오전 대선 당시 '마크맨'을 담당했던 기자들과 북악산 산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후 첫 주말인 13일 오전 대선 당시 '마크맨'을 담당했던 기자들과 북악산 산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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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주말에도 시민과 눈높이를 맞춘 유쾌하고 소탈한 행보를 이어갔다. “따뜻한 대통령, 친구 같은 대통령으로 남겠다”는 취임사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실천의지가 아직은 강해 보였다.

문 대통령은 13일 주황색 바람막이에 검은색 등산바지, 노란색 등산화의 편안한 차림으로 기자들과 북악산을 올랐다. 대선 기간 동안 동고동락한 ‘전담기자(마크맨)’들과 회포를 푸는 한편, 향후 언론과의 관계를 정립하기 위한 소통 행보였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토요일 하루는 휴식을 하시라고 강력히 요청을 드렸는데, ‘쉬는 김에 대선 기간 같이 고생한 기자들과 등산을 하면 좋겠다’고 하셔서 산행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한 산행은 약 2시간30분 가량 이어졌다. 윤 수석 등 동행한 참모들은 산행이 50여분이면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문 대통령이 기자들과 수차례 ‘미니 간담회’ 형식의 담소를 나누며 지연됐다. 문 대통령은 허심탄회한 분위기 속에서 기자들과 대화했고, 중간중간 만난 시민들의 ‘셀카’ 요청에도 적극 응했다. 산행을 마친 뒤에는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기자들과 삼계탕을 나누며 대화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포털에 게재된 세월호 관련 기사에 ‘문변’이라는 아이디로 직접 댓글을 달아 아픔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댓글에서 세월호 미수습자의 이름을 하나하나 열거한 뒤, “‘돌 때 새 명주실을 놓을 걸, 한 달이라도 더 품을 걸 후회하며 엄마가 지옥을 갈 테니 부디 천국에 가라’는 절절한 엄마의 마음을 담은 이 글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라며 “모두가 함께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하루빨리 돌아오길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월호 문제에 가진 애착과 슬픔을 표현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현직 대통령의 댓글에 놀라워하면서, 소통과 공감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주말 동안 홍은동 사저를 떠나 청와대 관저로 입주하며 이사도 마쳤다. 이사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진두 지휘했다. 문 대통령 내외의 이사에 아쉬워하는 30여명의 주민들을 향해 김 여사는 “그동안 감사했다. 잘 하겠다”고 말했고, 주민들은 “건강 잘 챙기시라”라는 말로 화답했다. 소란스런 이사 와중에 한 민원인이 “정경유착 해결해 달라. 아침부터 한 끼도 못 먹었다”고 하소연하자 김 여사가 “나도 밥 먹을라 하는데, 들어가서 라면 하나 끓여 드세요”라며 사저 안으로 데려가 컵라면을 제공하는 훈훈한 장면도 연출됐다.

문 대통령의 청와대 입주에 유기견 토리와 경남 양산 자택에서 키우던 반려견 ‘마루’도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두 마리 모두 ‘퍼스트 도그(First Dog)’로 삼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운동 기간 중에 동물단체로부터 도살 직전 구조된 토리의 입양을 제안 받은 데 이어 토리에게 퍼스트 도그의 영예까지 안긴 셈이다. 청와대는 “유기견이 퍼스트도그가 된 것은 전세계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트위터에 “(반려묘) 찡찡이가 (청와대) 입주했는데, 관저 구석 유리창문과 미닫이 한지창문 사이의 좁은 틈에 딱새가 새끼 5마리를 키우고 있어 걱정”이라며 “찡찡이는 양산 집에서 때때로 새를 잡아와 기겁하게 했었다”고 반려묘의 근황을 알리기도 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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