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 NSC긴급 소집
朴정권 인사와 ‘안보 동거정부’
“41분만에 대통령 보고” 靑 분 단위 대응과정 공개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직접 주재하고 철저한 대비 태세와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한 지 4일 만에 발생한 북한의 도발에 대해 박근혜 정부 인사들과 머리를 맞대며 ‘안보 동거정부’의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분 단위 별 대응 과정을 상세히 소개해 박근혜 정부와 다른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데도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노타이 차림으로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열린 NSC 상임위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UN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며 한반도는 물론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라며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하며 동시에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 당국에는 굳건한 한ㆍ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대비 태세를 주문했고, 외교 당국에는 우방국과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필요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20분간 회의 주재를 마치면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도발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NSC 이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1분 1초를 아껴 NSC 소집에 최선을 다했다”며 북한 미사일 대응 과정도 상세히 공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임 비서실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22분 만인 오전 5시49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의 보고를 받자마자 NSC 소집 준비를 지시했다. 이후 문 대통령에게 보고된 시점은 오전 6시8분으로 상황 발생 41분 만이었다. 문 대통령은 임 비서실장에게 “김관진 안보실장이 직접 보고하라”고 주문해 김 안보실장이 재차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후 김 안보실장 주재로 오전 7시부터 NSC 상임위가 열렸고 문 대통령은 오전 8시부터 참석해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전임 정부의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이병호 국정원장이 참석했고 현 정부에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현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인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전ㆍ현 정부 인사가 함께 안보 현안을 논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김관진 안보실장에게 직접 보고토록 한 것은 적극적인 안보 대응 태세를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정권 교체기에 느슨해질 수 있는 공직 기강 잡기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