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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크롱 신당 “공천 인물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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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크롱 신당 “공천 인물이 없네”

입력
2017.05.1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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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등록 앞두고 148명 미확정

새얼굴 대거 영입했지만 한계노출

우파 영입 위한 노림수 해석도

마크롱 취임 “자유ㆍ인권 편에 설 것”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신임 대통령이 14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취임식을 앞두고 전임자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오른쪽) 프랑스 신임 대통령이 14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취임식을 앞두고 전임자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대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내달 치러질 총선에서 다수당을 노리는 프랑스 중도신당 ‘라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ㆍLREM)’가 구인난에 빠졌다. 총선 후보등록 마감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공천자를 확정하지 못한 데다 공천을 둘러싼 잡음까지 일면서 신생 정당의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앙마르슈가 총선에서 제1당 지위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개혁 과제도 좌초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앙마르슈는 하원 전체 의석 577석 중 여전히 148명의 공천자를 확정하지 못했다. 11일 428명의 1차 공천 명단을 발표했으나 19일 후보등록 마감을 엿새 앞두고도 4분의 1가량이 공석 상태인 것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마뉘엘 발스 전 총리(사회당) 지역구에는 예우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1차 공천 명단은 개혁 정당을 목표로 한 마크롱 대통령의 의도대로 정치 신인들로 채워졌다. 전체의 52%가 선출직 공직 경험이 전혀 없고 절반은 여성이며, 연령대(46세)도 현 하원의원 평균 연령(60세)보다 14세나 낮았다. 수학자와 전직 여성 투우사, 구직자가 포함되는 등 다양성도 어느 정도 충족했다.

하지만 초유의 공천 실험은 여러 뒷말을 낳고 있다. 대선에서 마크롱을 지지한 프랑수아 바이루 민주운동당 대표는 앙마르슈 측이 당초 120명을 약속한 공천 지분을 어기고 자당 소속을 35명밖에 공천하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공천 미신청자와 부적격자가 버젓이 명단에 포함되는 등 ‘아마추어리즘’ 비판도 거세다.

언론은 이런 우려를 감안해 앙마르슈의 공천 지연을 ‘의도적 공백’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영국 BBC는 “자신의 약점이 사회당 출신인 점을 잘 아는 마크롱은 사회당 인사들을 대거 기용해 공화당의 먹잇감이 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했고, 가디언은 “앙마르슈는 정치색이 옅고 마크롱에 친화적인, 중량감 있는 우파 후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마크롱의 전 소속당인 사회당 출신은 24명이나 영입된 반면, 중도우파인 공화당 인사는 한 명도 없어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실제 신당은 공화당 의원 20~30명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앙마르슈가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 15일 총리 지명을 시작으로 내각 구성은 물론, 법인세 인하, 연금제도 개편 등 의회 지지가 필수적인 개혁 입법도 줄줄이 벽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 파리정치대학 정치연구소의 파스칼 페리노 소장은 “동정심에 호소하는 정치 신인이 신선해 보일지 몰라도 프랑스인들은 잘 갖춰진 정치인을 선호한다”며 “마크롱에게는 유권자를 안심시키기 위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14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제25대 프랑스 대통령에 취임했다. 한 시간가량 진행된 취임식에서 그는 프랑스 사회의 분열 극복과 통합을 역설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 세계와 유럽은 자유와 연대를 외치는 강한 프랑스를 어느 때보다 필요로 한다”며 “우리는 항상 자유와 인권의 편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또 “유럽연합(EU)은 새로워지고 재탄생할 것”이라며 EU 개혁에 대한 의지도 거듭 밝혔다. 취임식이 끝나자 나폴레옹의 관이 있는 앵발리드에서는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그는 취임선서에 앞서 전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으로부터 핵무기 발사 코드를 전달 받고, 개선문을 찾아 무명 전사자 묘에 헌화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마크롱은 이튿날 총리 지명 후 EU 핵심 파트너인 독일로 날아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한다. 16일에는 내각 인선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정부 구성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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