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선출 집권 여당 원내대표, 청와대 호흡 관건
‘당청 일체’ 홍영표 “당청 따로 놀던 참여정부 반면교사”
‘여야 협치’ 우원식 “친문은 野와 소통 걸림돌” 견제구
9년 만에 집권 여당 원내대표 선출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에서 ‘문심(文心)’ 경쟁이 달아 오르고 있다. 만년 야당일 때는 대여 공격수로서 얼마나 화력을 갖췄느냐가 주요 판단기준이지만, 여당 모드에선 청와대와의 호흡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팽팽하게 맞붙은 홍영표, 우원식 의원 측은 당청 일체와 여야 협치를 각각 내세워 제각기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홍영표 의원(3선ㆍ인천 부평을)은 ‘강한 여당’에 방점을 찍으며 “당청이 따로 놀며 국정 동력이 약화됐던 참여정부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원활한 소통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홍 의원은 ‘당청일체’를 바탕으로 집권 초기부터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구상이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14일 “참여정부 출범 직후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청와대를 공격하면서 시민사회, 진보진영이 줄줄이 돌아서는 우를 범했다”며 “정부가 자리 잡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이 중심을 잡고 청와대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 이미지로 야당의 반발이 클 것이란 지적에 대해선 참여정부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 시절, 경주 방폐장 부지 갈등을 해결한 경험을 들어, 원칙을 바탕으로 대화를 주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원식 의원(3선ㆍ서울 노원을)은 대통령이 초기 인선에 통합과 협치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우 의원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른바 친문으로 분류된 인사들과는 거리 두기를 하고 있지 않느냐”며 “친문 색채가 강한 사람은 야당 과의 소통에서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그러면서 우 의원 측은 대통령이 이번 당내 경선 당시 캠프 총괄본부장을 제안했다고 소개하며 문재인과의 인연을 설파했다. 우 의원 측이 대선 당시 반향을 일으킨 문재인 1번가를 본 따 공약 제안 사이트 ‘우원식 2번가’를 개설한 것도 문심 잡기 행보라는 분석이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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