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북 구성 일대, 이동식 발사대서
고체연료 북극성 2형 개량형 추정
5월 대화 국면 앞둔 기선제압용
북한이 14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나흘만의 첫 미사일 도발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전 5시27분쯤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해 약 700㎞ 날아가 동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30분 정도 비행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29일 이후 보름 만이다. 당시 북한이 쏜 신형 추정 미사일은 발사 수분 만에 공중 폭발했다.
앞서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달 27일 구성에 있는 방현비행장 북쪽에서 미사일 발사용 이동식발사대(TEL)가 인공위성 사진에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 TEL은 북한이 2월 12일 발사해 500여㎞를 날아간 북극성 2형 신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사용한 것과 같은 종류로 분석됐다. 북극성 2형은 기존의 액체보다 발전된 고체연료 미사일로, 한번 연료를 주입한 뒤에 이동하며 어디서든 쏠 수 있기 때문에 한미 정보자산으로 탐지하기 어렵다. 북한이 이번에 미사일을 쏜 평북 구성은 평양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내륙 지역이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이다. 위기의 4월을 넘기고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에 점차 속도를 시점에서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도발로 보인다. 이달 8, 9일 노르웨이에서 북미간 1.5트랙(정부+민간) 대화가 재개되기도 했다. 대화를 마친 최선희 북한 외무성 국장은 13일 북한으로 돌아가면서 “(미국과) 여건이 되면 대화하겠다”며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미 칼빈슨 항모전단이 동해에서 우리 해군과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 도중에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따라서 미국을 상대로 대북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무력시위로도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국가안전보장회의 소집을 긴급 지시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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