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ㆍ북핵 공조 논의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공석

오는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파견한 대표단이 방한해 우리 정부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대미 특사로 내정하는 등 한미관계 재구축에 시동을 걸자, 미국 측도 대표단 파견에 속도를 낸 것으로 보인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매슈 포틴저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보좌관 등 미국 측 대표단이 15, 16일 방한한다. 미국 대표단은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우리 정부 내 유관 인사들을 만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이번 방문은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전화통화에 대한 후속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 대표단은 이번 주말 출국해 14, 15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 포럼’에 참석한 후 한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과거 한국 대통령 취임식마다 해오던 장관급 특사단 파견을 생략한 만큼 대표단 구성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 워싱턴 소식통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파면 사태 이후 다소 소원해진 동맹관계를 점검하고 북핵 저지를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을 대표단을 꾸리는 작업이 미 정부 내부에서 시작됐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대표단 구성은 통상적으로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단장으로 이끌던 기존 형태와는 다를 것으로 알려졌다. 한 워싱턴 관계자는 “정권 교체 때마다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단장으로 삼고 국방부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 이른바 ‘한반도 라인 3인방’을 포함하는 3~4명 규모의 대표단이 한국의 차기 대통령을 방문해왔다”고 말했다.
실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시절이던 2003년 1월에는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이명박 당선인 시절이던 2008년 1월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방한했다. 직전 박근혜 당선인 시절이던 2013년 1월에는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단장으로, 대니얼 러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마크 리퍼트 국방부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포함한 대표단이 방한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단장을 맡아야 할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공석인 상태인 만큼 포틴저 선임보좌관을 중심으로 대표단이 꾸려졌을 가능성이 크다. 포틴저 선임보좌관과 함께 앨리슨 후커 NSC 한반도 보좌관 등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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