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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도 스승의날 교수님 대접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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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도 스승의날 교수님 대접 어려워요

입력
2017.05.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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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100만원 선물 가능하지만

국문과 교수ㆍ출판사 제자처럼

직무연관 경우 많아 신중

“편하게” 사제 더치페이 행사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한 대학의 사회과학학부 학생회는 매년 스승의날마다 학교 안팎 장소를 빌려 개최했던 사은회를 올해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도입 후 첫 스승의날이라 사은회를 민감해 하는 의견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특히 교수와 직무연관성이 조금이라도 맞닿아있는 졸업생들이 참석을 대거 꺼린 게 결정적이었다. 해당 학부 졸업생 최모(27)씨는 “졸업생 신분이라도 직무연관성에 따라 식사 대접이나 행사 진행에 조심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불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첫 스승의날을 맞아 대학 졸업생들의 고민이 늘었다. 전공을 살려 취업한 졸업생의 경우 지도교수와 직무연관성이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12일 국가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일반 졸업생의 경우 교수에게 1회 100만원 한도 내 선물이 가능하지만, 취업을 통해 직무연관성이 생긴 졸업생들은 예외다.

졸업생들 사이에서는 직무연관성 해석을 두고 혼란이 크다.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해 한 출판사에 재직 중인 유모(27)씨는 “강의 참고 도서를 지정하는 일은 교수들 몫이기 때문에 지도교수와 직무연관성이 어느 정도 인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본인의 직업을 밝히면서 ‘졸업생 신분이지만 교수에게 선물이나 식사 대접을 해도 되느냐’ 등의 문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권익위는 초ㆍ중ㆍ고 교사와 달리 대학 교수와 졸업생은 직무연관성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권익위 관계자는 “예컨대 현재는 다른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지만 소속 학교를 옮길 가능성이 있는 졸업생이 출신 대학 교수에게 선물하는 일은 위반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와 졸업생이 각자 비용을 부담해 행사를 치르기도 한다. 서울의 한 전문대 졸업생 한모(29)씨는 “평소 가깝게 지냈던 교수 3명과 학과 학생회 출신 7명이 스승의날 당일에 모이되 식사 비용은 총무를 통해 각자 내기로 했다”며 “스승의날마다 사은 선물을 전하는 부담이 적지 않았는데 김영란법 시행 이후 오히려 마음이 편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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