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 선수이자 트렌스젠더인 크리스 모시어(37ㆍ미국)가 ‘화장실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성소수자를 억압하는 ‘화장실법’을 폐지해 트렌스젠더 선수들의 존엄성을 보장하라는 요구다. 10일(한국시간) USA투데이는 모시어의 투쟁을 소개했다. ☞관련기사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화장실 법(HB2)’은 성전환자들이 자신의 성정체성이 아닌 출생증명서상 성별에 따라 화장실과 탈의실 등을 이용하게 하는 법이다. 트렌스젠더들의 성정체성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은 이 법은 지난 4월 폐기됐지만 이를 대체해 만들어진 법안(HB142)은 ‘제2의 화장실법’이라고 불린다. HB142는 모든 지자체의 성소수자 차별 금지조례를 막고 관련 소송을 2020년까지 금지하는 내용을 담는다. 트렌스젠더에 대한 화장실 차별은 공용화장실뿐 아니라 민간 화장실까지 이어지는 추세다. 성소수자들 사이에서는 대체법안이 오히려 원안보다 후퇴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미국 대학스포츠 운영단체인 NCAA는 지난해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도시에서는 각종 대학 스포츠 대회를 열지 않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NCAA는 ‘화장실법’을 실행하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2019년부터 개최할 예정이었던 챔피언십 토너먼트 대회의 개최자격을 박탈했다. 그러나 지난 4월 ‘화장실법’이 폐지되자 결정은 번복됐다. NCAA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수영, 트라이애슬론, 미식축구 등 23개의 대회를 다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일부 선수들은 대회 출전을 거부하고 있으며 소셜미디어에서도 결정에 따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모시어의 투쟁 방법은 ‘불편함 드러내기’다. 모시어는 불합리하고 불편한 상황에 놓여있음을 자처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그는 “시각적인 방법이 가장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며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리는 대회를 피하는 대신 내가 겪는 불편함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목소리를 취합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모시어는 지난 5일 노스캐롤라이나에서의 경기 취소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연맹 본부에 보냈다. 이 탄원서에는 166명의 선수가 서명했다.
“스포츠는 통합의 도구다. 통합의 가치를 거부한 노스캐롤라이나는 스포츠 경기를 개최할 자격이 없다”고 모시어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지난달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 챔피언십에서 2시간 40분 27초로 35~39세 부문 2위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모시어는 자신의 출전의미는 오직 트렌스젠더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오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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