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연승을 달리며 2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린 LG의 파죽지세가 ‘1강’을 굳건히 지키던 KIA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11일 대구 삼성전을 승리한 LG는 NC를 3위로 밀어내고 KIA와 승차도 1.5경기로 좁혔다.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완벽한 투ㆍ타 밸런스를 자랑 중이다. 팀 타율 2위(0.286)에 팀 평균자책점 1위(2.73)다. 2점대 평균자책점은 LG가 유일하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5강 후보 정도로 거론됐던 LG의 놀라운 약진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함께 LG 내부적으로 더 고무적인 건 재활 중인 핵심 전력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33)가 출격 준비를 끝냈다. 좌완 허프는 지난해 7월 대체 외국인 투수로 LG 유니폼을 입고 13경기에서 7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13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LG는 허프라는 천군만마를 얻어 후반기 돌풍을 일으키며 4강에 진출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약한 허프는 올해 시범경기를 앞두고 무릎을 다쳐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재활을 마친 허프는 지난 3일 SK, 7일 경찰 야구단과의 퓨처스리그 2경기에서 합계 6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허프의 장점은 오른손타자 몸쪽을 파고 드는 칼날 제구력이다. 게다가 올 시즌은 스트라이크존이 지난해보다 넓어져 허프에게 더욱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 허프는 지난해 선발 등판한 11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한 것이 단 2차례뿐일 만큼 믿고 쓰는 ‘이닝이터’다.
양상문 감독의 예고대로라면 허프는 다음주 KIA와 주중 3연전에서 선발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LG와 KIA 전통의 흥행 카드가 선두 경쟁으로 맞붙은 시즌 초반 최고 빅 매치다.
허프가 빠진 가운데서도 LG는 벌써 6승을 올린 토종 에이스 류제국을 필두로 헨리 소사, 차우찬으로 이어지는 무게감 있는 투수들에게다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임찬규, 2년차 김대현까지 가세해 막강 마운드를 구축했다.
LG는 불펜에서도 지난해 발굴한 마무리 임정우, 베테랑 셋업맨 이동현과 봉중근이 빠져 있지만 공백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양 감독도 부상병들이 복귀해도 누구를 빼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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