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영웅들처럼 하늘을 날며 밀림 속의 불법 밀렵꾼을 추격하는 주인공이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크루거 국립공원에서 활약하면서 ‘세계 최초 스카이다이빙 밀렵꾼 수색견'이라는 2016 기네스 세계기록까지 갖고 있는 저먼 셰퍼드 종 ‘애로우’입니다. 기네스 세계기록 소식지는 최근 불법 밀렵을 막아 동물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애로우와 파트너 헨리 홀스시즌 씨의 활약상을 소개했습니다.
전 세계 코뿔소의 80%가 서식하고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불법 밀렵 산업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코뿔소 뿔은 같은 중량의 금보다 비싼 가격에 암거래되면서 밀렵꾼들의 표적이 됐는데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선 코뿔소 1,200마리가 상아와 뿔이 잘린 채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야생동물이 불법 밀렵에 희생되고 있는데요.
밀렵꾼을 수색하고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사냥개들이 나섰습니다. 남아프리카 반밀렵 단체(APU)는 시야가 가로막힌 밀림에서 사람의 눈으론 밀렵꾼을 발견하기 어렵지만, 고도로 숙련된 감각과 수렵본능을 발휘하는 사냥개들을 밀렵꾼을 찾아내는 데 훈련시켰습니다. APU 소속 견공들은 밀반입이 일어나는 항구에서 밀수품을 찾거나 지정된 지역을 순찰하며 밀렵꾼을 체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 200마리가 밀렵꾼 수색견을 양성하는 전문 훈련소 'K9 아카데미'에서 훈련 중입니다.
애로우는 K9 아카데미의 조련사 헨리 홀스시즌 씨의 자택에서 태어나 올해로 3년째 그와 한 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태생적으로 활발한 애로우는 밀렵꾼 수색견으로 활약하기에 적합한 힘을 갖추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홀스시즌 씨는 "애로우의 넘치는 에너지를 임무 수행에 적합하게 발전시키려 노력했다"며 "애로우는 복종과 추적, 방어 등 밀렵꾼 단속에 필요한 훈련을 훌륭하게 수행했다"고 말합니다.
훈련을 마치고 현장에 투입된 애로우는 뛰어난 두각을 보이며 실적을 쌓아갔습니다. 실력을 인정받은 애로우에게 어느 날 새로운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언덕이 가파르거나 관목이 울창해 접근이 어려운 불법 밀렵 현장 상공에서 스카이다이빙으로 출동하는 임무였는데요. 홀스시즌 씨는 "애로우는 높은 곳이나 강한 바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미션을 실현하기에 딱 알맞은 개라고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4년 9월 남아프리카 공화국 프리토리아 시의 워터클루프 공군기지 상공 6,000피트(약 1,828m) 높이에서 첫 비행에 성공한 이후로 애로우는 낙하산으로 비행하며 공중에서 밀렵꾼을 수색하는 최초의 개가 됐습니다. 불법 밀렵 신고가 접수되면 애로우와 홀스시즌 씨는 헬리콥터를 타고 현장으로 곧바로 출동합니다.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최초의 개는 아니지만, 애로우는 공중에서 밀렵꾼을 검거하는 수색견으로서 최초의 역사를 썼습니다. 홀스시즌 씨는 "미래세대를 위해 자연환경과 야생동물을 보전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앞으로도 밀렵꾼 수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자신의 임무에 자부심을 느끼는 걸까요. 언제나 용맹한 자세로 임무를 수행하는 애로우는 홀스시즌 씨와 함께 오늘도 불법 밀렵 단속을 위해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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