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16일 경선 확정하자 감정싸움… 당청 갈등 연장선
집권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투 톱인 대표와 원내대표가 ‘차기 원내대표 경선일’을 둘러싸고 감정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단은 원내대표 경선일이지만, 속내에는 추 대표와 청와대가 갈등 조짐을 보이는 공직 인사추천 문제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대선 다음날인 10일 의원총회를 열어 차기 원내 사령탑을 선출할 원내대표 경선일을 16일로 확정하고 이를 담당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반면 추미애 대표는 우 원내대표가 임기인 5월 말을 채워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대선 전부터 “5ㆍ18 기념식에는 새 원내대표가 가야 한다”고 밝혀 왔던 우 원내대표가 이를 밀어붙이자, 추 대표가 불쾌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추 대표 측 관계자는 “당 대표가 대선 기간 동안 수고했단 의미로 당내 인사를 해야 하는데, 신임 원내대표가 이보다 먼저 선출되면 인선 과정이 꼬여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새로 선출돼 힘이 막강할 수밖에 없는 원내대표에게 밀려 당 대표가 인사 추천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추 대표는 이에 1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어 당의 전면적인 인사쇄신과 다음날 당무위원회를 열어 내각에 참여할 장관 후보를 추천하는 ‘인사추천위원회’ 안건을 처리할 것을 주장했다. 차기 원내대표 경선일인 16일 전에 당의 인사를 비롯해 공직 인사추천권을 갖는 사전 정지 움직임을 끝내놓겠다는 포석이다. 그러나 이날 최고위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최고위원은 “당이 공직 추천권을 갖는 것은 대통령의 인사권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집권 초기엔 당이 청와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전했다. 때문에 이날 최고위는 당무위를 우선 소집해 인사추천위 구성을 의결할 중앙위원회 개최 여부를 논의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추 대표가 청와대와 인사 문제를 두고 곳곳에서 충돌할 가능성을 노출하면서 당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친문(친문재인)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정권 출범부터 당과 청와대 갈등이 노출되면 당연히 정부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당ㆍ청 간 수평적인 관계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은 당의 목소리를 줄여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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