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불어난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스마트폰 사업 포기 수순에 들어갔다. 추가 구조조정에도 돌입해 한때 국내 2위 휴대폰 제조사 자리를 다퉜던 팬택은 또 한번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12일 팬택 등에 따르면 모회사 쏠리드 정준 회장이 최근 직원들에게 “스마트폰 사업을 잠정 중단하고 추가 구조조정에 들어간다”고 공지했다. 쏠리드는 사물인터넷(IoT) 사업 등 일부만 남기기로 해 팬택은 직원 수십 명 규모의 회사로 축소될 전망이다.
청산 위기를 힘겹게 극복하고 1년 7개월 만에 내놓은 스마트폰 '아임백'(IM-100)의 실패가 팬택을 수렁에 밀어 넣었다. 지난해 국내 출시 당시 아임백은 잠깐 관심을 끌었지만 출하량은 13만2,000여대에 그쳐 목표(30만대)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 말 팬택은 자본잠식에 빠졌고 쏠리드는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가까스로 유동성 위기를 막았다. 지난해 514억원의 매출을 올린 팬택은 70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팬택이 동남아와 동유럽 등 신흥시장에서 현지 통신사업자들과 추진한 조인트벤처도 아직까지 결실을 맺지 못했다. 팬택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은 잠정 중단이고 조인트벤처가 성사되면 재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추가 구조조정을 거치면 팬택 직원 수는 100명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쏠리드가 팬택을 인수한 2015년 11월 약 500명이었던 직원은 계속된 감원으로 현재 120명까지 줄었다.
업계에서는 위기에 빠진 팬택의 지식재산권이 대거 처분되는 상황도 우려한다. 팬택은 지난해 말 기준국내 특허 2,032건에 해외 특허 1,100건을 보유했고 국내외 디자인 88건과 상표 444건 등에 대한 권리도 가졌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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