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단ㆍ野지도부 찾아 몸 낮춰
文대통령의 협치 의지 전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1일 첫 외부일정으로 국회의장단과 여야 지도부를 찾아 국회와의 소통 의지를 강조했다. 취임 첫날 야당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배턴을 건네 받은 듯 임 실장도 협치 행보를 이어가면서 여소야대 입법부와의 관계설정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임 실장은 이날 친정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국민의당, 바른정당과도 화기애애한 덕담을 나눴지만, 야당이 된 자유한국당과는 ‘색깔론’ 공방에 다소 냉기가 흐르기도 했다. 임 실장은 이에 야당 지도부를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등 시종일관 낮은 자세로 거리감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임 실장은 먼저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를 만나 ‘바른정당과 선거를 하면서 경제, 사회 부문에서 정말 큰 차이가 없더라’는 문 대통령 말을 소개하면서 “정말 협치를 하고 싶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전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에 “(대통령을) 꼭 잘 보좌하셔서 성공한 대통령과 비서실장, 정권이 되길 바란다”며 “도울 일은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화답했다.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임 실장에게 “NL(민족해방), PD(민중민주)계가 청와대에 포진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와 상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 실장의 대학시절 운동권 경력을 정면으로 꼬집은 것이다. 임 실장은 이에 “선배님하고는 16대 때 의정활동을 같이 하면서 술도 한 잔씩 했다”고 너스레를 떨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임 실장은 주승용 국민의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주 권한대행의 허리를 껴안고 “우리 선배님”이라면서 “이상하게 친정에 온 느낌이다. 야당을 방문했다기보다 집에 온 기분”이라고 적극적인 스킨십을 이어갔다.
민주당과는 집권 초기 원활한 당ㆍ청 관계를 다짐했다. 임 실장은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친정이 당이고, 국회에서 일을 해봤기 때문에 당의 목소리를 빠짐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모든 결정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잘하겠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앞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박주선ㆍ심재철 부의장도 예방했다. 정 의장은 “개혁적이고 키 크고 잘 생긴 우리 아우”라고 임 실장을 반기면서 “지금은 당이나 진영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승리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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