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 차림으로 경내 걸으며 파격 소통
나무 그늘선 ‘여성 내각’ 주제 티타임
취임 이틀 째인 문재인 대통령이 연일 파격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1일에는 셔츠 차림으로 신임 참모들과 청와대 경내를 거닐며 ‘여성 내각’을 주제로 차담(茶談)을 나누는 등 국민 눈높이에 맞춰 겸손한 권력을 실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비서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 조현옥 인사수석비서관, 이정도 총무비서관, 권혁기 춘추관장 등 신임 참모진과 청와대에서 점심을 함께 한 뒤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양복 재킷을 벗은 셔츠 차림으로 한 손에는 커피 한 잔씩을 든 채였다. 문 대통령과 참모들의 사진이 공개되자 백악관을 배경으로 한 미국 드라마 ‘웨스트윙’을 보는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이날 대화 주제는 여성의 내각 참여였다. 참모들과 대화하며 나무 그늘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저는 여성 발탁에 진짜 노력을 많이 했다. 민정수석 할 때 복무비서관이 여성, 제 보좌관도 여성이었다”며 “참여정부 때 오히려 박근혜 정부 때보다 정무직 여성 출신이 훨씬 많았었다”고 말했다. 이에 조 수석이 맞장구를 치며 “(문재인 정부가) 그 기록을 깨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정확하진 않지만 남미의 페루, 칠레 같은 나라들이 남녀 동수 내각을 하면서 국방 장관을 여성으로 했다. 놀랍지 않느냐”고 말을 잇자 조 수석은 “항상 인재가 없다고 하지만 기회를 안 줘서 그런 것”이라며 “그렇게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호응했다.
전날에 이어 파격적인 문 대통령의 소통 행보는 이날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도 집 앞에 모여있던 10여명의 주민들과 일일이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는가 하면 사진을 찍자는 주민들 요구에 10여명과 돌아가며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격의 없이 소통하겠다고 이야기해온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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