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초대 국무조정실장으로 홍남기(57)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을 임명했다.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기획재정부와 대통령 비서실, 미래창조과학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직을 경험했다”며 “특히 정책기획 분야와 조정업무 등에 있어 탁월한 역량을 갖췄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진보와 보수 정권에 걸쳐 두루 능력을 인정받아왔다는 점도 인선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홍 실장은 강원 춘천 출생으로 춘천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맨체스터 샐포드대에서 경제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9회로 공직에 입문해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 예산청, 기획예산처, 기획재정부 등 공직 생활 대부분을 경제부처에서 보냈다. 3년간 주미국대사관 공사참사관으로 일하며 국제 감각도 익혔다. 이후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사무처장 시절에는 당첨금을 20년간 나눠 지급하는 연금복권 발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해 초 미래부 1차관에 임명된 이후엔 창조경제와 과학기술전략, 미래인재 정책을 총괄했고,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산하에 바이오특별위원회를 신설했다. 홍 실장은 작년 10월 미래부 국정감사 기간 중 국산 과학기술위성 3호가 먹통이 된 채 돌고 있었다는 주장이 일부 국회의원과 언론을 통해 제기된 데 대해 브리핑을 자청해 오해임을 설명하며 “과학자들의 사기가 떨어져 억장이 무너진다”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홍 실장은 추진력과 성실함을 인정 받아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두 번에 걸쳐 청와대 근무를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엔 이날 함께 임명된 이정도 신임 총무비서관,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과 같이 청와대 정책실에서 일했다. 당시 정책 개발과 혁신에 앞장선 공로로 노 전 대통령에게서 격려금을 받아 화제가 됐다. 박근혜 정부에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부터 합류해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렸고, 이후 국정기획수석비서관실과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에서 일했다.
홍 실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미래부 직원, 출입기자들과 이임 인사를 나눴다. 그는 “공직을 접는가 했는데 총리실에서 더 일하게 됐다”며 “미래부에서 보고 듣고 배운 것을 잊지 않겠다. 무엇을 하든 열심히, 그리고 바르게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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