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할 것 같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고 있는 지네딘 지단(45) 감독은다음 달 4일(이하 한국시간) 웨일스 카디프시티에서 열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맞는 감회가 남다르다.
레알 마드리드는 11일 4강 2차전에서 같은 스페인 클럽 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1-2로 졌다. 하지만 지난 3일 1차전(3-0) 승리 덕에 합계 4-2로 결승에 올라 2연패에 도전한다. 결승 상대는 지단 감독의 친정 팀인 유벤투스(이탈리아)다.
‘마에스트로’라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한 미드필더였던 지단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유벤투스에서 뛰었고,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했다. 유벤투스는 지단이 입단하기 직전 시즌인 1995~96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아약스(네덜란드)를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애칭. 손잡이 모양이 큰 귀 같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를 들었다. 하지만 지단이 들어온 뒤인 1996~97, 1997~98시즌에는 정규리그 2연패에 성공하고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는 2년 연속 패했다. 1997~98시즌 결승 상대는 다름 아닌 레알 마드리드였다.
지단은 2001년 7,750만 유로(960억 원)라는 당시 세계 최고의 이적료 기록을 세우며 레알 마드리드로 팀을 옮기고 나서 곧바로 빅이어의 한을 풀었다. 2001~02시즌 바이엘 레버쿠젠(독일)을 2-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 경기에서 그 유명한 지단의 결승골이 나왔다. 1-1 동점 상황에서 환상적인 발리슈팅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두 팀은 2002~03시즌 준결승에서 또 맞붙었다. 이번에는 유벤투스가 설욕했지만 결승에서 AC밀란(이탈리아)에 승부차기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결승에 진출했을 경우 우승 확률은 레알 마드리드가 월등히 높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 동안 14번 결승에 올라 11번 우승했다. 결승 진출시 우승 확률이 78.6%다. 1980~81시즌 리버풀(잉글랜드)에 져 준우승을 한 뒤 오른 5번의 결승에서는 모두 이겼다. 반면 유벤투스는 8번 결승에 올라 2번만 웃었다. 확률이 25%에 그친다.
지단은 “유벤투스는 나의 축구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클럽이었다. 나에게 모든 것을 줬던 팀으로 간직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지금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다”고 우승 의지를 드러났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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