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연일 ‘文 정부’ 호의적 보도
중국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한중관계 개선 의지를 공식화하는 모습이다. 주요 관영매체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요국 정상 중 첫 축전을 보낸 데 이어 전화통화를 가진 사실과 함께 한국민의 기대감까지 상세히 소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에 맞춰 나름의 성의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1일 시 주석이 전날 문 대통령에게 “중한관계의 성과를 함께 유지하길 원한다”는 내용의 축하 전문을 보낸 사실을 1면 머리기사로 상세히 보도했다. 인민일보가 당 우위의 중국 정치체제에서 최고 권위의 매체임을 감안하면 근래 들어 휘청이고 있는 한중관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시 주석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날 외교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축전 내용을 다시 활자화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인민일보는 또 국제면에서도 야당 방문과 취임식 진행, 총리 인선 등 문 전 대통령의 숨가쁜 취임 첫 날 일정을 조명한 뒤 “한국인들은 문 대통령이 정의로운 국가를 만들고 국내외에 산적한 난제를 잘 풀어나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영 중국중앙(CC)TV와 신화통신 등은 이날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전화통화에서 조기 정상회담 개최에 동의한 사실을 집중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두 정상이 북한 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대화의 중요성에 공감한 점, 문 대통령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제안을 높이 평가한 점 등에 주목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중국 측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한 대목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논란과 연관지어 “양국이 적극 소통하면 적절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CCTV가 지난 9일 발생한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유치원 통학버스 참사와 관련한 두 정상의 대화를 소개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CCTV는 시 주석이 적극적인 사고 처리와 후속 조치를 약속하고 문 대통령이 이에 감사를 표했다고 전한 뒤 “양국의 인민들이 함께 슬퍼하고 함께 극복하는 과정에서 중한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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