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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도, 찬란한' 이승엽-임창용의 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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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도, 찬란한' 이승엽-임창용의 2017년

입력
2017.05.1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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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이승엽(왼쪽), KIA 임창용/사진=삼성, KIA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2017년은 동갑내기 이승엽(41·삼성)과 임창용(41·KIA)이 프로에서 보내는 23번째 시즌이다.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베테랑들이지만, 내정한 프로에서의 한 시즌, 한 시즌은 모두 쉽지가 않다. 프로 생활의 끝에 더 가까워진 올해는 더욱 그렇다.

이승엽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그는 프로에서 마지막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국민타자'답게 KBO리그의 각종 기록도 바꾸고 있다. 이미 통산 최다 홈런(477), 최다 타점(1426) 기록을 가지고 있는 올 시즌 최다 득점(1301) 신기록을 새롭게 썼고, 최다 루타(3880) 신기록도 갈아치웠다.

하지만 대기록 행진에도 이승엽이 웃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팀 때문이다. 올 시즌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삼성은 10일까지 6승2무25패로 승률 0.194를 기록하고 있다. 1위 KIA와는 16.5경기 차, 5위 롯데와도 9.5경기 차가 난다. 9위 한화와는 7경기 차다. 사실상 9개 팀과는 경쟁이 되지 않는 독보적인 꼴찌다. 이승엽이 통산 최다 루타 신기록을 작성한 10일 LG전에서도 삼성은 1-6으로 패했다.

팀의 최고참으로서 이승엽의 마음도 편할 수가 없다. 팀의 부진이 계속되며 베테랑 이승엽에게 원하는 '해결사'의 모습도 커져 가지만 개인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승엽은 올해 30경기에 나와 타율 0.255, 4홈런 15타점을 기록 중이다. 은퇴를 예고하며 '아름다운 이별'을 꿈꿨던 이승엽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가지고 있는 통산 최다 세이브(277개)에 도전하고 있는 임창용도 쉽지 않은 시즌을 열었다. 오승환과 함께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손꼽히는 임창용은 올 시즌도 마무리 투수를 맡아 시즌을 출발했다. 하지만 올 시즌 첫 등판 경기부터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개막 후 3경기에서 2차례 블론을 저지르며 불안함을 노출했다. 결국 KIA는 집단 마무리 체제로 돌아섰고, 임창용은 주로 중간계투로 나섰다. 한때 KBO리그를 주름 잡았던 임창용의 자존심도 구겨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안정감을 찾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5경기에서 6이닝을 던지며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볼넷은 1개만 내줬다. 임창용이 다시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KIA는 다시 '마무리 임창용'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흔들렸지만, 쓰러지지 않았던 임창용은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지난 6일 롯데전에서 시즌 3호 세이브를 챙기면서 개인 통산 250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오승환에 이은 KBO리그 역대 2번째 기록이다. 하지만 대기록에도 임창용은 "내 세이브보다 팀의 믿음을 주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마운드에 오른다. 이제 팀에 도움이 되는 투구를 펼치겠다"며 반성을 먼저 했다.

7일 롯데전에서 4호 세이브를 추가하면서 임창용은 통산 251세이브를 기록하게 됐다. 오승환의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에는 26개 차로 다가섰다. 임창용은 최다 세이브 기록에 대해 "팀 페이스가 워낙 좋다. 나갈 기회가 많아서 올해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힘 닿는 데까지 던지고 싶다"며 멈추지 않는 도전 의지를 밝혔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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