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새 정부의 첫 인선이 잇따라 발표되는 등 정국이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려인들과 동물단체 사이에선 무엇보다 대통령과 함께 할 ‘퍼스트 도그(first dog)’, ‘퍼스트 캣(first cat)’에 대한 관심도 뜨거운데요. 문 대통령이 그만큼 동물 애호가로도 알려져 있기도 하고, 또 동물을 위한 공약도 내놓았기 때문에 그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최근 문 대통령이 풍산개 마루, 진돗개 깜이, 고양이 찡찡, 뭉치 네 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서실에 확인한 결과 현재 대통령이 키우는 동물은 양산에 있는 마루 한 마리뿐입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반려동물 정책을 발표하면서 “원래 개 3마리, 고양이 2마리를 키우고 있었는데 정치하는 바람에 감당하기 어려워서 지금 다른 분에게 맡기고 고양이도 딸한테 맡겨놓고 있다”며 “양산 집에는 마루만 있는데 반려동물과 편하게 함께 할 수 있는 여유를 찾고 싶다’고 말 한 바 있습니다.
2012년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는 마루, 바우, 깜 개 3마리와 찡찡이, 뭉치 고양이 2마리를 키운다고 답한 적도 있는데요. 주변인들 얘기과 문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바우와 깜, 뭉치는 이웃들이 돌보고 있고, 찡찡이는 딸 문다혜씨가 돌보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의 반려동물 하면 마루의 부인이기도 한 진돗개 지순이도 빠질 수 없습니다. 문 대통령은 블로그 ‘문재인 스토리’에 “유기견 센터로 보내려 했지만 목 끈이 살을 파고들어 안락사시킬 수밖에 없다는 얘길 듣고, 동물병원에서 치료 후 직접 키우게 됐다”며 “지순과 마루가 낳은 새끼를 신청자에게 분양했다”고 적은 바 있습니다. 현재 지순이의 근황은 확인 중에 있습니다.
문 대통령의 반려동물 이외에 또 다른 퍼스트 도그 후보들도 있습니다. 동물단체 케어가 추천한 ‘토리’입니다. 동물단체 세 곳은 각각 퍼스트 도그로 보호소에서 살고 있는 세 마리를 각각 추천했는데요. 문 후보 측은 “토리는 검은색 털의 개로 편견과 차별에서 자유로울 권리는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있다는 철학과 소신에서 토리를 입양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외에도 지난달 말 문 대통령 대선 캠프는 서울대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을 통해 천연기념물 제540호 동경이 두 마리의 분양이 가능한지를 물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경주개동경이보전협회’는 서울대 측에 분양이 가능하다고 회신했다는데요, 당시 캠프 측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대구경북의 상징견과 함께 새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면 통합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고 합니다.
비서실 측에 따르면 아직 어떤 동물을 데려갈지, 유기견 토리를 입양할지 또 시점은 언제인지 정해진 건 없다는 입장입니다.
물론 유기견을 청와대에 입성시키는 것도, 통합의 의미를 위한 동경이를 입성시키는 것도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이라고 해서 일반인들과 다르게 많은 수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또 퇴임 후 동물들은 어떻게 될까요. 반려동물은 가족으로부터 사랑 받고 교감할 때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첫 유기견 퍼스트 도그, 첫 퍼스트 캣의 탄생도 중요하지만 함께 진정한 가족으로서 눈 맞추고 의지가 되며 퇴임 후에도 함께하는 퍼스트 도그, 퍼스트 캣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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