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10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선서 행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야당을 먼저 만났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통합과 소통의 행보이자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의회의 초당적 협조를 호소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유한국당을 가장 먼저 찾았다. 서울 여의도 당사를 직접 찾아 제1야당을 최대한 예우한 문 대통령은 당대표 권한대행인 정우택 원내대표 등 야당 지도부에게 국정운영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그건 선거였기 때문”이라며 “다시 나라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그는 “남북관계, 안보, 한미동맹 등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이 도와주시면 잘 풀어나갈 수 있다 생각한다”며 “중요한 정보를 공유해서 함께 지혜롭게 하자”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이현재 정책위의장과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에서 함께 일한 인연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수시로 모셔서 함께 논의하는 그야말로 협치ㆍ소통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로 계실 때보다 우리가 더 강한 야당이 될지도 모른다”면서도 “국민에 대한 사랑, 소통과 관용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호남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던 국민의당 지도부와의 만남에서도 ‘허니문’ 가능성을 높이는 장면이 연출됐다. 문 대통령은 박지원 대표 등을 만나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뿌리가 같은 정당”이라며 “정권교체를 바라는 마음이나 정권교체 이후 개혁하고 통합하려는 면에서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며 “국민의당의 동지적 자세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박 대표는 “오늘 아침은 굿모닝으로 시작한다”며 문 대통령의 당선을 거듭 축하했다. 선거 운동기간 동안 아침마다 문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적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문재인 비판으로 아침을 연다'는 뜻의 ‘문모닝’이란 지적을 받은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바른정당 대표를 맡고 있는 주호영 원내대표 등을 만나서는 개혁 입법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경제위기, 안보위기를 잘 헤쳐나가야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며 "공통된 부분부터 추진될 수 있도록 입법이 필요한 부분은 먼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대통령이 결단하는 부분은 저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야당과 소통 이전에 여당과 소통이 잘 되면 대부분 해결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무장관실 부활법안을 내놨다.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정의당 대표실을 찾아 노회찬 원내대표 등과 만나 “정의당이 요구하는 진보적인 정책을 저나 민주당이 다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가치 부분에서는 많은 부분 공유하고 있다”며 국정운영과 관련한 공조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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