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직언, 격의 없이 토론”
전 정부 ‘청와대 불통 문화’ 일신 의지
자유한국당 ‘주사파’ 비난에도
“더 소통하도록 노력” 몸 낮춰
임종석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성심으로 모시되 ‘예스맨’이 되지 않겠다”고 ‘미스터 쓴소리’를 자처했다.
임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요하다 생각하면 직언하고 대통령님과도 격의 없이 토론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비서실 하면 비밀이 많은 것처럼 국민들이 생각하신다”며 “비서실을 투명과 소통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운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비밀 없는 청와대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불통과 폐쇄의 대명사로 전락했던 청와대를 일신하겠다는 의지다.
임 실장은 야당과의 소통도 강조했다. 임 실장은 이날 자유한국당이 대학시절 운동권 경력을 들어 ‘주사파’라고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한 것을 두고도 “한국당과 더 소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낮은 자세를 취했다. 이는 국회의 여소야대 구도에서 청와대가 야당을 주요 국정 파트너로 끌어안아야 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 실장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의 대표적인 586 세대 정치인이다. 한양대 총학생회장으로서 전대협 3기 의장을 맡았던 1989년 임수경 전 의원의 평양 축전참가를 지휘해 이름을 알렸다. 이 때문에 3년 6개월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에 ‘젊은 피’로 영입돼 제도권 정치를 시작한 그는 재선 의원을 거치며 두각을 보였고 2014년부터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맡아 박원순 서울시장과 손발을 맞춰 ‘박원순계’로 분류되기도 했다. 친노그룹과는 거리를 뒀던 그는 지난해 말 문재인 대통령이 ‘삼고초려’ 끝에 캠프 비서실장으로 영입해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부상했다.
원만한 성격과 친화력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은 마당발 인맥을 자랑하는 만큼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정 운영의 키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은 또 문 대통령이 의욕을 보이는 ‘남북관계 개선’에도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의원시절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만 6년을 활동하며 대북, 통일 분야에 경험과 전문성을 쌓았기 때문이다. 국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와 북한의 핵 개발, 중국의 사드 경제 보복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엄중한 상황인 만큼 통일ㆍ외교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임 실장의 고향이 전남 장흥이라는 점에서 호남 출신이 많은 국민의당과의 소통도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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