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급등 부담에 22p 하락
문재인 대통령의 첫날 증시 성적표는 파란색(하락)이었다. 새 정부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라기 보다는 그 동안 쉼 없이 달려온 데 대한 숨고르기 차원이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2.64포인트(0.99%) 떨어진 2,270.12로 마감됐다. 연 이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이 시작되자 마자 급등해 2,323.22까지 치솟았지만 곧 바로 2,300선을 내 주며 밀렸다. 외국인 투자자는 1,07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과 개인은 각각 391억원, 1,009억원씩 순매도했다. 삼성전자가 10거래일 만에 3.02% 떨어져 228만원으로 내려 앉았고,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도 2.28% 하락해 신고가 행진이 꺾였다.
정치 테마주도 추락했다.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 우리들제약은 전 거래일보다 20.78%나 폭락, 1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DSR제강(-22.13%) 바른손(-21.72%) 고려산업(-15.71%) 등도 급락했다. 홍준표 테마주로 엮인 세우글로벌(-3.62%)과 안철수 테마주 안랩(-1.53%)도 약세였다.
이날 코스피 흐름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풀이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전 중엔 2,300선도 돌파했기 때문에 하루 떨어졌다고 상승장이 바뀌었다고 볼 순 없다”며 “지수가 이달 들어서만 100포인트가량 오른 만큼 일종의 ‘쉼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3~18대 대선 다음날에도 코스피는 평균 0.2% 떨어졌다. 김대중(-5.13%) 이명박(-0.92%) 전 대통령도 당선 직후엔 지수가 하락했고 노무현(0.03%) 박근혜(0.32%) 전 대통령도 당선 직후엔 지수가 상승했지만 취임 다음날엔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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