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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의 문’ 열고 야권 먼저 찾아간 문재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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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의 문’ 열고 야권 먼저 찾아간 문재인 대통령

입력
2017.05.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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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하지 않았어도 저의 국민”

취임 행사서 민심 봉합 강조

한국당 방문해 “국정 동반자”

트럼프와 30여분 전화 통화

한미 동맹 재확인, 정상 외교 착수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첫날 행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소통과 통합, 협치였다. 불통의 상징이었던 박근혜 정권과 180도 달라진 모습을 통해 탄핵 사태로 빚어진 국정혼란을 조기에 수습하는 한편 국민과 함께하는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민의 눈 높이에서, 국민에게 다가가는 자세로 소통과 통합 행보를 보이며 권위적 모습을 탈피하려 노력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선서 행사에서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는 점을 약속 드린다”며 “2017년 5월 10일 이날은 진정한 국민통합이 시작된 역사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기간 내내 강조했던 적폐청산이 아닌 국민통합을 전면에 내세우고 탄핵과 조기대선에서 양분된 민심을 봉합하는 데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현충원 참배 이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당사를 먼저 찾아 소통과 협치 행보를 이어갔다.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정우택 원내대표와 만나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그건 선거였기 때문이며 다시 나라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며 “앞으로 당연히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도 소통하겠다. 국정동반자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우택 원내대표도 “국민에 대한 사랑과 소통, 관용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당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뿌리가 같은 정당”이라며 동질성을 강조한 뒤, “정권교체 이후 개혁하고 통합하려는 면에서 저나 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나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 국민의당의 동지적 자세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입성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국무총리와 국가정보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등 인사안을 직접 발표하는 등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행보에도 주력했다.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호남 출신의 이낙연 전남지사를 발탁한 것은 통합 행보의 첫발이라는 평가다.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선서 행사를 마친 뒤 청와대를 향하는 도중에는 차량의 속도를 늦춘 채 환영 나온 인파들을 향해 연신 손을 흔들며 국민 눈높이에 맞춰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오후 10시 30분 홍은동 자택에서 당선 축화 전화를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30여분간 전화 통화를 가지고 굳건한 한미관계에 기초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인의 선택에 경의를 표한다”며 “문 대통령께서 조기에 방미해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를 희망한다”며 공식 초청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조만간 문 대통령의 방미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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