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에 맞춰 출판계가 노년층을 위한 ‘큰글자판’ 책을 속속 출간하고 있다. 출판사 열린책들은 ‘죄와 벌’ ‘향수’ ‘그리스인 조르바’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등 자사의 인기 소설 6종을 큰 글자판으로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큰글자판(Large Print Edition)은 시력이 약한 노년층이나 약시자를 위해 글자 크기를 키워 출간한 책으로 이번에 열린책들이 발간한 책은 보통 본문 글자 크기보다 2포인트 키운 12포인트다. 판형은 일반 단행본 크기(B6)에 맞춰 페이지가 30% 더 늘었다.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이미 초고령사회(전체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에 진입한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독서권 보장 차원에서 큰글자판 도서 간행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출판사의 설명이다. 김영준 열린책들 문학주간은 “작년 8월 한국도서관협회 지원으로 ‘창문넘어 도망친 노인’ 큰글자판 1,000부를 출간했는데 올해 초 다 팔려 추가 인쇄에 들어갔다”며 “(큰글자판 도서의) 시장성이 있다고 보고, 출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열린책들은 각 도서당 1,000부씩을 출간해 판매추이를 지켜본 후 추가로 큰 글자판 도서 제작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김영준 주간은 “총서처럼 발간한다는 의미로 각 권 표지에 ‘큰’이라는 로고를 넣었다. 추이를 지켜 본 뒤 움베르토 에코의 대표작 등 열린책들 베스트셀러를 큰 글자 책으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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