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를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에 맡기지 않고 집에서 돌보면 받는 가정양육수당 이용 여성 10명 가운데 6명은 수당 증액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육아정책연구소의 '가정 내 양육 내실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0∼5세 영유아를 둔 여성 1,302명을 상대로 지난해 7월 20일∼8월 30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결과, 가정양육수당을 받은 경험이 있는 응답 비율은 66.9%(871명)였지만, 만족도는 4점 척도(매우 불만족 1점, 대체로 불만족 2점, 대체로 만족 3점, 매우 만족 4점)로 2.4점에 그쳐 '대체로 불만족'에 가까웠다.
가정양육수당 이용자(871명)를 대상으로 개선할 점을 조사해보니, 61%는 양육수당 증액을 요구했고, 23%는 소득수준에 따른 차등지급을 원했다.
양육수당을 올려야 한다고 요구한 응답자(532명)의 75.7%는 '실제 양육비용보다 부족한 점'을, 24.3%는 '보육료나 누리과정 교육지원금보다 적은 점'을 지적했다.
가정양육수당은 국가 무상보육을 실현하면서 불필요한 보육시설 이용을 줄이고 부모와 영아 간 정서적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좋은 가정양육을 유도하고자 2013년 3월부터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전 계층에 지급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보육료 지원금보다 가정양육수당이 적다 보니 "집에서 키우면 손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가정양육에 대한 동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실제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 보내면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맞춤형 보육에 따라 보육료 명목으로 종일반은 월 82만5,000원(0세반), 월 56만9,000원(1세반), 월 43만8,000원(2세반) 등을, 맞춤반은 월 73만9,000원(0세반), 월 49만3,000원(1세반), 월 37만5,000원(2세반) 등을 각각 지원받는다. 또 3∼5세는 유아 누리과정으로 월 22만원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아이를 가정에서 직접 키우면 양육수당으로 0세(0∼11개월)는 월 20만원, 1세(12∼23개월)는 월 15만원, 2∼6세(24∼84개월)는 월 10만원을 각각 지원받을 뿐이다.
보건복지부도 양육수당 인상 필요성에 공감하며 내년 예산 편성 때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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