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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과학계의 여신 중국 떠나 미국으로 가는 까닭은

입력
2017.05.0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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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과학계의 여신으로 불리는 위엔닝 칭화대 교수. 연합뉴스
중국 과학계의 여신으로 불리는 위엔닝 칭화대 교수. 연합뉴스

중국 과학계의 여신으로 불리는 위엔닝(顔寧ㆍ40)이 10여 년간의 중국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되돌아간다고 밝혀 중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위엔닝은 중국 명문 칭화대의 교수생활을 청산하고 올 가을부터 미국 명문 프린스턴대 분자생물학 정교수로 부임할 예정이다. 탁월한 연구업적에 빼어난 미모도 갖춰 중국 SNS에선 ‘과학계의 여신’으로 불리는 그가 중국 과학계의 관료주의를 견디지 못하고 고국을 떠난다는 소식에 논란이 인 것이다.

SCMP는 중국의 하이꾸이(海歸) 정책이 관료주의와 열악한 펀딩 환경 등으로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위엔닝 사례가 극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하이꾸이는 수년 전부터 중국 정부가 해외에서 활동하는 중국 출신 인재들을 높은 연봉과 애국심에 호소해 고국으로 유치하는 정책을 뜻한다.

위엔닝은 2007년 프린스턴대 포닥 과정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와 30세에 칭화대 역사상 최연소 교수 중 한 명으로 정교수가 됐다. 연구업적도 뛰어나 세계 최초로 암과 당뇨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물리 구조를 규명했다.

그는 그러나 2014년 자신의 블로그에 당국이 프로젝트 연구비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중국 과학계 연구 환경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을 시작했다. 그는 1년 후에도 정부가 연구 프로젝트 성과의 불확실성 때문에 연구비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학계의 관료주의가 성공가능성이 적은 연구에 연구비 지급을 지연시킨다며 성공 가능성이 낮아도 기초 연구는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SCMP는 위엔닝이 당국의 거듭된 연구비 지급 거부 등으로 관료주의에 지칠 때쯤 받은 프린스턴 대학의 영입 제의를 수락할 수 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칭화대 대변인은 “프린스턴대 교수 발탁은 중국 과학계의 수준이 그만큼 올라간 것”이라는 다소 현실과 동떨어진 반응을 내놓았다.

SCMP는 “중국세계화센터 조사 결과 중국 귀환 과학자 중 70%는 외국으로 되돌아가고 싶어한다”며 “심각한 공기오염과 더불어 자녀교육, 문화갈등, 높은 집값 등이 요인”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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