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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속자문위가 인수위 역할 가능성

입력
2017.05.08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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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ㆍ정부 “대체 운영” 유권 해석

내각 구성 전까지 준비작업 할 듯

청와대 사랑채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청와대 사랑채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9일 대선에서 당선되는 제 19대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정부 업무 인수 인계 과정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인수위 역할을 하는 대통령직속 자문위원회가 거론되고 있다.

8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따르면 차기 대통령은 정부조직법과 행정기관 소속 위원회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통령직속자문위원회를 둘 수 있다. 해당 위원회의 역할이나 위원 구성 및 임기, 존속 기한 등은 행정자치부가 만드는 시행령에 담을 수 있다. 법 개정 사안이 아닌 만큼 국회 의결을 거칠 필요가 없다.

앞서 3월에 열린 국회의장과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인수위 기능에 준하는 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각 정당간 이견이 없었다. 국회의장실도 정부 측과 협의를 거쳐 대통령직속자문위가 인수위처럼 운영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이미 받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는 “이 기구는 예산도 받을 수 있고 말 그대로 국정운영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청와대와 내각 구성 전까지 준비 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위가 없는 상황에서 국정 운영을 시작해야 하는 차기 대통령 입장에서는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카드인 셈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의 우상호 공동선대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행정자치부와 의논한 결과 대통령 직속의 기획자문위를 둘 수 있게 돼 있고 이를 후보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만약 대통령직속자문위가 구성된다면 인수위 역할 전체를 대신하기 보다는 당장 업무에 필요한 기능 위주로 꾸려질 공산이 크다.

다만 차기 대통령이 이런 구상을 택하려면 시행령을 제정한 뒤 자문위원을 위촉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당선 직후 곧바로 구성되는 인수위와 달리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단점도 있다. 또 인수위를 대신한 자문위가 존재했던 전례가 없었던 만큼 일정 부분 혼선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런 방안이 실제 적용될 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문 후보 측도 신중한 반응이다.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당선과 함께 현안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입장에서 인수위를 대신할 기구를 만들 여력이 있을 지 모르겠다”며 “후보의 업무 처리 스타일도 형식에 메이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며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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