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큰 폭 하락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48억 적자
아모레퍼시픽 영업익 9.7% 감소
폭풍 성장을 거듭해온 면세점과 화장품 업계가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 직격탄을 맞고 1분기 실적부진에 휘청거리고 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면세점 업계는 올해 신규 면세점 추가 오픈도 불투명한 상태다.
8일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갤러리아면세점 63’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올해 1분기 4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 15억원보다 적자폭이 더 확대된 것이다. 한화갤러이아타임월드는 지난해 1분기에 적자를 낸 후 5분기 연속 적자행진 중이다. 한화의 지난해 적자는 사업초기 투자 등의 영향 때문일 수 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국내 면세점 매출의 60% 이상인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하면서 영업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면세점 사업자인 호텔신라의 1분기 실적 역시 크게 뒷걸음질 쳤다.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9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동기 대비 48.2% 감소한 수치다. 사드 보복 조치가 지난 2월말부터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2분기(4~6월) 실적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전망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대비 40% 감소했고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며 “호텔신라 2분기 면세점 매출이 전년대비 20% 이상 감소할 경우 전체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타면세점 등 다른 면세 사업자도 1분기에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인 관광객 면세점 쇼핑 리스트 1순위인 화장품도 판매 부진에 허덕였다.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7% 감소했고,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 성장률도 지난해 1분기 42.9% 증가에서 올해 12.4%로 대폭 둔화됐다.
문제는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때문에 현대백화점 등 지난해 면세 사업권을 따낸 신규 면세 사업자들은 면세점 오픈 시기를 최대한 미루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면세점 개점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