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사이 국내 점유율 10%P 안팎↓
업계 “기후-무역환경 변화에 원가 좌우”
국내 소비자들이 즐겨 먹는 바나나, 체리 등 수입 과일의 원산지가 기후, 무역환경 변화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과거 필리핀에서 거의 전량 수입했던 바나나는 최근 중남미산이 크게 늘었고, 미국에서 대부분 수입됐던 체리도 칠레 우즈베키스탄 수입 물량이 늘면서 미국산 점유율이 10%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필리핀산 바나나는 2013년 전체 바나나 수입액(2억5,320만 달러)의 97.5%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3억2,836만달러)의 83.8%로 점유율이 13.7%포인트 급감했다. 같은 기간 에콰도르산 바나나 수입은 36만 달러에서 2,128만 달러로 급증하며 지난해 점유율이 6.5%까지 상승했다. 지난해는 과테말라(1,490만 달러), 페루(1,069만 달러), 멕시코(373만 달러)산 바나나 수입도 크게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필리핀 바나나 주요 재배지인 만다나오섬이 2012년 태풍 피해를 입은 후 복구가 지체된데다 중국과 이란의 수요가 늘면서 그 동안 주 고객이었던 일본과 한국이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며 “대체 산지 개발 차원에서 2015년 코스타리카와 에콰도르, 지난해에는 과테말라 등 중남미 지역의 바나나를 수입ㆍ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거의 전량 수입하던 체리 시장 판도도 바뀌고 있다. 미국산 체리는 2013년 전체 수입액(8,992만 달러) 중 97.3%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전체(1억2,514만 달러)의 87.9%에 그쳤다. 캘리포니아의 잦은 비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면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는 칠레산이 지난해 2위(815만 달러)로 뛰어올랐고, 세계 6위 체리 생산국인 우즈베키스탄도 한국 수출을 늘리고 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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