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에게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가르칠 때는 자음보다 모음을 먼저 익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자음은 홀로 발음되지 못하고 별도의 이름이 있는 데 비해 모음은 홀로 발음되며 이름 그대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ㄱ’은 모음 없이 홀로 발음할 수 없고 별도로 ‘기역’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어 학습하기 어렵지만 ‘ㅏ’는 자음 없이 홀로 발음할 수 있고 이름 또한 발음과 같은 ‘아’이기 때문에 학습하기 쉽다.
이처럼 모음 ‘ㅏ’를 먼저 학습한 후에 자음 ‘ㄱ’을 익히면 모음 ‘ㅏ’에 자음 ‘ㄱ’이 결합해 ‘가’라는 글자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모음 ‘ㅏ’와 글자 ‘가’의 소리를 비교해 보면 모음 ‘아’에서는 ‘ㅇ’이 소리가 나지 않는 데 비해 글자 ‘가’에서는 자음 ‘ㄱ’의 소리가 난다는 사실을 알게 돼 자음의 소리를 익힐 수 있다.
자음을 학습할 때에는 ‘ㄱ, ㄴ, ㅅ, ㅁ, ㅇ’과 같이 발음할 때의 혀와 입술, 목구멍의 모양을 상형화해 자음이 만들어졌고, 여기에 획을 추가해 ‘ㄷ, ㄹ, ㅂ, ㅈ’이 만들어졌으며, ‘ㅋ, ㅌ, ㅍ, ㅊ, ㅎ’과 같이 획을 더해 격음을 표현하거나 ‘ㄲ, ㄸ, ㅃ, ㅆ, ㅉ’과 같이 기본자를 겹쳐 경음을 표현함으로써 총 19개의 자음이 만들어진 원리를 이해한다.
모음을 학습할 때에는 하늘과 땅과 사람을 형상화한 3개의 기본자 ‘ㆍ, ㅡ, ㅣ’를 조합하여 ‘ㅏ, ㅓ, ㅗ, ㅜ’ 4개의 모음이 만들어졌고 다시 ‘ㅑ, ㅕ, ㅛ, ㅠ’와 ‘ㅐ, ㅒ, ㅔ, ㅖ, ㅘ, ㅙ, ㅚ, ㅝ, ㅞ, ㅟ, ㅢ’의 이중모음이 만들어져 총 21개의 모음이 만들어진 원리를 이해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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