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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WSJ, “한국 대선 막판 역전 가능성”

입력
2017.05.0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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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 대선에서 막판 역전 가능성을 언급한 월스트리트저널의 6일자 종이신문 사설.
9일 한국 대선에서 막판 역전 가능성을 언급한 월스트리트저널의 6일자 종이신문 사설.

막바지에 다다른 한국 대선 판도의 변화를 감지한 걸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미 인터넷으로 내보낸 사설 내용까지 바꿔가며, 부동의 1위를 지켜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일 치러질 대선에서 자칫 역전 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보수층의 여론을 대변하는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자(현지시간) 사설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발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에 협조하지 않을 수 있는 문 후보를 돕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미 같은 내용의 사설을 4일(현지시간) 저녁 인터넷으로 게재한 바 있다. 그러나 6일자 종이 신문사설은 이틀 전 인터넷 게재 이후 달라진 대선 상황을 반영하려는 듯 일부 내용이 수정됐다.

4일 인터넷 사설에서는 ‘문 후보가 40% 지지율로 당선이 유력하지만, 중도ㆍ보수 표심이 한 후보에 쏠리면 막판 격차가 좁혀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6일자에서는 ‘아직 20% 유권자가 표심을 정하지 못한 만큼 중도ㆍ우파(Center-Right) 표심이 한 후보에 쏠린다면, 역전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어 ‘보수 진영에서 17% 지지율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중도성향 안철수 후보는 21% 지지율이지만 대선 토론에서의 부진으로 하락세’라고 덧붙였다.

종이신문에 게재되기 이틀 전 인터넷에 실린 같은 제목의 사설. 중도ㆍ보수 성향 표심이 쏠리면 1위 문재인 후보와의 격차가 축소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종이신문에 게재되기 이틀 전 인터넷에 실린 같은 제목의 사설. 중도ㆍ보수 성향 표심이 쏠리면 1위 문재인 후보와의 격차가 축소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사설 내용 수정과 관련, 보수층 유권자의 결집 가능성이 뚜렷해진 상황 변화를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과 함께 한국에서 진보성향 정권이 들어서는 것에 대한 미 보수층의 우려를 반증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 신문은 한국 대선에서 역전이 일어나려면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침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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