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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뒤덮은 황사, 시민들 마스크 중무장…외출자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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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뒤덮은 황사, 시민들 마스크 중무장…외출자제도

입력
2017.05.0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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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 마련해줘야…무책임 해"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을 기록한 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미세먼지로 덮여 있다. 연합뉴스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을 기록한 6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미세먼지로 덮여 있다. 연합뉴스

6일 중국발 황사의 영향으로 전국에 미세먼지 경보·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서울 도심은 평소 주말보다 한산했다.

강한 황사가 한반도에 몰려오면서 시민들이 스스로 외출을 자제한 것이다. 황금연휴를 놓치고 싶지 않아 외출을 선택한 시민들은 어김없이 마스크를 착용하며 황사에 대비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지방에서 나들이 나온 사람들, 외국인 관광객들, 연휴임에도 출근에 나선 직장인들로 붐볐다. 이들의 코와 입은 흰색 '미세먼지 마스크'로 덮여 있었다.

제주도에서 친구를 만나러 서울에 온 성지훈(32)씨는 "TV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보도가 많이 나와서 마스크를 착용했다. 오늘 처음으로 착용한 것"이라며 "어릴 적에는 미세먼지를 걱정하고 살아본 적이 없는데 최근에는 미세먼지 이야기가 많아서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성씨는 "중국 영향이 크다고 하는데 뭔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국민 건강 차원에서라도 정부에서 반드시 대책을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미국대사관을 경비하는 경찰들도 전부 마스크를 착용했다. 대사관에서 경비 중인 경찰 관계자는 "대원들의 건강에 유의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어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황사가 관측되고 있다. 황사는 중국과 몽골 사막의 모래 먼지가 강력한 편서풍에 의해서 우리나라와 일본, 심하면 북미 지역에까지 날아가는 현상을 말한다.

이날 오후 1시20분 현재 1시간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단위 ㎍/㎥)는 북춘천 182, 서울 197, 수원 157, 군산 225, 울산 192, 구덕산(부산) 238, 고산(제주) 174, 강화 378, 진도 178 등이다.

몽골과 중국 북동지방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남하하면서 7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황사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황사에는 납과 카드뮴 등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이 함유돼 있다. 황사 바람이나 황사비를 맞게 될 경우 건강은 물론 피부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결막염, 알레르기 비염, 피부 알레르기 등도 유발할 수 있다.

5세, 7세 딸을 데리고 광화문에 나들이 나온 정현주(40·여)씨와 김지만(42)씨 부부는 "평소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지만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해서 착용했다"며 "자라나는 아이들이 미세먼지를 마시면서 자라나는 것이 염려스럽다"고 우려했다.

이들 부부는 "미세먼지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단순히 심하다는 내용보다는 정부에 대책을 내놓도록 요구하는 힘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에서 광화문광장을 찾은 조서영(43·여)씨와 조홍래(45)씨는 2명의 자녀에게만 마스크를 씌웠다. 이들 부부는 "아이들만큼은 마스크를 꼭 착용하라고 했는데 말을 잘 안듣는다"면서 "정부에서 미세먼지에 이렇게 대비하라는 지침을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종로 3가역과 인사동 인근도 평소보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많았다.

낮 12시10분 경기 화성에서 종로로 데이트 나온 김대식(40)씨와 조미영(25·여)씨 커플은 "눈에 먼지가 막 들어오는 것만 봐도 미세먼지가 심한 게 느껴진다"며 "마스크를 쓰고 서울 구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에서 딸과 서울 나들이에 나선 김은옥(40·여)씨 부부는 "2박3일 일정으로 서울에 놀러왔다"며 "아침 일정으로 창덕궁 갔다가 인사동 돌고 호텔로 들어가는 길이다.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서 일찍 호텔로 가는 길"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서울 시내를 뒤덮은 미세먼지로 나들이 일정을 취소하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이호진(29)씨는 "평소 기관지가 좋지 않아 미세먼지가 심한 오늘은 집에서 있으려고 한다"며 "나가서 고생하느니 집에서 편하게 쉬자는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말만 하지 말고 특단의 대책을 세워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정부가 너무 무책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슬미(26·여)씨는 "연휴가 길어서 오랜만에 남자친구를 만나기로 했지만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 데이트를 일단 취소했다"며 "뉴스 보고 오전에 잠깐 나가봤는데 목 아프고 눈이 따갑더라. 데이트를 못 해 매우 아쉽다"고 속상해했다.

광화문 주변 광장의 카페와 음식점에도 사람이 많지 않았다. 카페를 둘러보니 카페 내부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스타벅스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이수연(24·여)씨는 "평소보다 사람이 더 적은 것은 사실"이라며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하는 날은 사람이 더 없는 편"이라고 답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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