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78위ㆍ삼성증권 후원)이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 랭킹 16위 가엘 몽피스(프랑스)를 완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정현은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ATP 투어 BMW오픈(총상금 48만 2,060 유로) 대회 나흘째 단식 2회전에서 톱 시드의 몽피스를 2-0(6-2 6-4)으로 꺾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세계 랭킹 6위에 올라 있던 톱 랭커인 몽피스를 제압한 정현은 2주 연속 투어 대회 8강에 진출했다. 정현은 지난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ATP 투어 바르셀로나오픈에서도 8강까지 오른 바 있다. 준준결승 상대는 마르틴 클리잔(53위ㆍ슬로바키아)으로 정해졌다. 정현이 처음 만나는 클리잔은 2015년 세계 랭킹 24위까지 올랐던 선수로 투어 대회 단식에서 통산 5차례 우승했다. 2014년에는 바로 이 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정현이 세계랭킹 10위권 선수를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회 전까지 정현이 물리친 선수 가운데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는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였다. 정현은 지난주 바르셀로나오픈 단식 3회전에서 즈베레프를 꺾었으며 당시 즈베레프의 세계 랭킹은 21위였다.
1세트를 6-2로 예상 밖의 완승을 거둔 정현은 2세트 게임스코어 3-3에서 비가 내리는 바람에 1시간 이상 경기가 중단되는 변수를 만났다. 그러나 정현은 경기가 재개된 뒤 이어진 몽피스의 첫 서브 게임을 바로 브레이크하며 게임스코어 4-3으로 앞서 나갔고 이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잘 지켜내며 '대어'를 낚는 데 성공했다. 몽피스는 올해 31세로 메이저 대회에서는 2008년 프랑스오픈, 지난해 US오픈 등 두 차례 4강에 오른 경력이 있는 강호다.
정현이 투어 대회 단식 8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15년 9월 선전오픈에서 첫 투어 8강을 달성했고, 지난해 4월 US 클레이코트 챔피언십, 지난주 바르셀로나오픈에서도 8강까지 진출했다. 아직 투어 대회 단식 4강에 오른 적은 없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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