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이자 공화당의 오랜 숙원인 현행 ‘건강보험법’(오바마케어)을 폐기하는 내용의 ‘미국건강보험법’(일명 트럼프케어)이 하원을 통과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로서는 모처럼 거둔 정치적 승리다. 그러나 상원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트럼프케어가 실제로 오바마케어를 밀어내고 미국인의 일상을 지배하기 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 하원은 4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어 미국건강보험법을 찬성 217표, 반대 213표로 가결, 상원으로 넘겼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반대하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가세했지만,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지도부의 강력한 설득 작업으로 공화당 반란표가 소수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입법을 추진한 이 법안은 개정안이 아닌 대체법안으로, 오바마케어를 완전히 폐기하고 새로운 건강보험 제도를 만드는 내용이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자신이 추진해온 법안과 행정명령이 잇달아 좌절을 겪은 끝에 처음으로 주요 국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제도화할 기회를 맞았다. 라이언 의장도 최초 제시된 입법안을 적극적으로 수정, 공화당 반대파를 설득하는데 성공해 위기에 몰렸던 지도력을 복원시키는데 성공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러나 하원 문턱을 넘어선 이 법안이 상원까지 통과해 실제로 미국인의 생활에 미치게 될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평가했다. 상원(공화 52ㆍ민주 46ㆍ무소속 2)에서의 공화당 의석비율이 하원보다 높지 않은데다가, 미 의회 예산조사국(CBO)이 하원 통과 법안에 대한 분석을 마친 뒤에야 상원에서 처리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하원이 속전속결로 통과시키기 위해 비용추계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CBO 분석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고 예상했다. 또 테드 크루즈, 마이크 리, 랜드 폴 의원 등 공화당 지도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일부 의원들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도 상원 통과의 변수라고 진단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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