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기준 2000여대 더 팔아
준준형차와도 경쟁 치열해질 듯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준대형과 중형차가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의 그랜저 효과로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월간 판매 1위를 차지했던 준대형차를 밀어내고 중형차가 3월부터 다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 판매 호조 때문이다.
4일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판매실적에 따르면 4월 국산 중형 승용차 판매량은 1만9,876대로, 준대형 승용차(1만7,831대)보다 2,045대 더 팔렸다. 3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차급 승용차 판매 1위를 중형차가 차지한 것이다. 중형에는 현대차 쏘나타를 비롯해 K5(기아차), 말리부(한국지엠), SM6(르노삼성) 등 각 업체의 대표 모델이 포진해 있다. 중형차 판매 호조는 3월 신형 모델을 출시한 쏘나타 효과 덕이다. 신형 쏘나타는 3월과 비교해 20.4% 늘어난 9,127대가 팔렸다. 부분 변경 모델이지만 현대차가 “이름 빼고 모두 바꿨다”고 강조할 만큼 디자인과 각종 편의 기능을 개선하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그랜저, K7(기아차), 임팔라(한국지엠), SM7(르노삼성) 등 준대형 차량도 월 판매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저력은 여전하다. 올해 누적 판매량이 6만9,276대로, 여전히 중형차(6만8,234대)를 앞서고 있고, 전체 국내 차량 판매 1위인 그랜저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신형 그랜저는 12월부터 5개월 연속 1만대 이상 팔리며, 준대형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는 묵직한 세단 이미지 대신 경쾌하고 스포티한 외관을 갖춘 게 특징”이라며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라인업에, 최신 안전기술까지 탑재해 30~40대로 고객층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그랜저 효과 외에도 준중형 차량의 판매 확대 등으로 전통적인 판매 강자였던 중형차의 입지가 흔들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준중형급인 현대차 아반떼의 2017년형 모델은 그랜저에 들어가는 최첨단 지능형 안전기술 패키지인 ‘스마트 센스’를 탑재했고, 한국지엠의 크루즈는 준중형급 최대인 4,665㎜의 넉넉한 전장을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승용차의 고급화 전략으로 준대형은 젊어지고 있어, 중형차와의 판매 경쟁은 더욱 흥미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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