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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고 떠나자” 역에서도 공항서도 장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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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고 떠나자” 역에서도 공항서도 장사진

입력
2017.05.0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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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30~40분 기다려야

서울역에서도 50m 이상 줄

여의도 투표소엔 은행원 등

직장인들 점심시간에 몰리기도

19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째 날인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앞에서 여행객들이 투표를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영종도=고영권 기자
19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째 날인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앞에서 여행객들이 투표를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영종도=고영권 기자

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전국 3,507개 사전투표소에는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지는 조기 대선인 데다 사전투표 기간이 황금연휴와 겹치면서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첫날부터 투표소를 찾았다는 분석이다. 대선 사전 투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공항과 서울역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황금연휴를 맞아 휴가를 떠나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인천국제공항 3층 출국장 F체크인카운터 옆에 마련된 투표소는 투표 후 바로 출국하려는 여행객들이 몰리면서 30~40분은 줄을 서야 투표가 가능할 정도였다. 여행객들 틈에 줄을 서 있는 공항직원이나 승무원도 다수 눈에 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파가 더욱 몰리자 비행 시간에 쫓겨 투표를 포기하고 이탈하는 시민들도 생겼다. 가족과 함께 대만 여행을 가려고 아침 일찍 공항을 찾은 정현민(41)씨는 “사전투표를 하려고 일부러 서둘러 왔는데 20분째 줄 서 있다”며 “투표소가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 특성상 유권자들이 신분증으로 기계로 스캔해 자동으로 신원확인이 가능한 주민등록증이 아닌 여권을 제시하면서, 투표사무원이 일일이 육안으로 확인하느라 시간이 지체되기도 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역도 투표 열기가 뜨거웠다. 오후 1시 30분쯤, 서울역 3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기차를 이용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온 유권자들이 50m 이상 줄을 섰다. 열차 시간이 임박했는지, 투표를 마치자마자 부리나케 열차 승강장으로 뛰어가는 시민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사전투표 후 김포공항으로 이동, 딸이 살고 있는 일본에 갈 예정이라는 김종복(80)씨는 “딸도 재외국민투표를 마쳤다고 해 선거 당일엔 둘 다 마음 편히 여행하기로 했다”며 웃었다. 근처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삼삼오오 투표소를 찾았다. 김호철(29)씨는 “어버이날을 맞아 6일 고향인 경북 영주로 내려갈 건데, 그 전에 미리 투표를 하는 게 좋겠다 싶어 왔다”고 말했다.

주민센터 등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도 이른 아침부터 다양한 연령층의 유권자들이 찾았다. 일부 시민들은 ‘1호 투표자’가 되기 위해 전날부터 노숙을 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강남구 신사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는 전날 오후 9시부터 텐트를 치고, 밤을 새우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투표 독려 생중계 방송을 한 30대 청년들도 있었다.

금융기관 등 큰 회사가 몰려있는 여의도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점심시간 동안 투표를 하러 온 직장인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점심을 먹자마자 동료와 함께 ‘따릉이’(서울 공공자전거)를 타고 달려왔다는 은행원 서민주(32)씨는 “20분이나 줄 서서 들어갔더니, 찍고 나오는 데는 2분도 안 걸린 것 같다”고 했다.

대학가 사전투표소에는 하루 종일 20대 대학생들로 북적였다. 부산에서 온 부모님과 함께 마포구 연남동주민센터 투표소를 찾은 대학생 김지우(23)씨는 “지역과 상관 없이 할 수 있어 부모님이 오신 김에, 함께 투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전투표는 5일까지로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투표소 어디에서나 할 수 있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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