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보복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급감, 해운업 부진 등의 여파로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서비스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3월에도 경상수지는 61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지만 흑자 규모는 크게 줄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3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지난 3월 우리나라는 59억3,000만달러의 경상 흑자를 기록하며 2012년 3월 이후 61개월째 사상 최장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흑자규모는 전월(84억달러)보다 24억7,000만달러나 감소했다. 1분기(1~3월) 누적 흑자(196억1,000만달러) 역시 작년 1분기(253억5,000만달러)보다 22% 가량 줄었다.
상품수지는 지난 3월에도 98억달러의 비교적 큰 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1년 전보다 12.8%, 수입은 27.5%씩 동반 급증하면서 ‘불황형 흑자’ 기조에서도 탈출 기미를 굳히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 관련 제품의 수입규모가 커지면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2월(105억5,000만달러)보다는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경상흑자 폭을 줄인 건 서비스수지였다. 지난 3월 서비스수지는 32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작년 3월(9억2,000만달러 적자)보다 3배 이상 커졌다. 이는 월간 기준 사상 최대였던 지난 1월(33억6,000만달러)에 이은 두 번째 규모다. 올 1분기 서비스수지 적자(88억6,000만달러)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이 사드 보복 조치로 3월부터 한국 관광을 금지하면서 중국 관광객이 대폭 줄어든 영향이 컸다. 3월 여행수지 적자(13억5,000만달러)는 메르스 사태 직후인 2015년 7월(14억7,000만달러)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대였다. 올 1분기 여행수지 적자(37억3,000만달러) 역시 작년 1분기(19억8,000만달러)의 1.8배에 달했다. 해운업 부진으로 운송수지도 올 1분기 14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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