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날을 앞두고 경찰이 자전거를 훔친 형편이 어려운 다문화가정 초등학생에게 자전거를 선물하기로 했다.
4일 울산남부경찰서 삼산지구대는 어린이날을 맞아 다문화 가정 청소년 김모(10ㆍ초등 5학년)군에게 경찰관들의 온정을 모아 마련한 자전거를 선물하기로 했다.
김군은 전날 자전거를 훔치다 지구대에 적발됐다.
삼산지구대는 지난 3일 오후 9시 30분께 ‘남구 신정동 골프연습장에서 자전거를 도난당했다’는 112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해 CCTV에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1층 현관 안에 세워둔 자전거를 가져가는 장면을 확인했다. 경찰관들은 주변 CCTV 확인과 탐문수사를 통해 현장에서 200여 미터 떨어진 다세대 주택에서 자전거를 훔쳐간 김군을 붙잡아 숨겨둔 자전거를 회수했다.
경찰은 김군으로부터 “친구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으나 어려운 가정 형편에 엄마, 아빠한테 사달라고 하지 못하고 있다가 자전거를 보고 순간적으로 타고 싶었다”는 말을 들었다.
경찰은 김군이 형사미성년자로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연령대이고 깊이 반성하고 뉘우쳤으며, 피해자도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해 김군을 훈방조치했다.
이에 삼산지구대 2팀장 이상현 경위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김군의 딱한 사정을 외면하기 어렵다고 판단, 자전거를 선물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4일 오후 4시 삼산지구대에서 자전거를 전달하기로 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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