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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소통달인" 지인들이 말하는 윤여정

입력
2017.05.0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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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은 지난달 21일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5회 방송에서 새 메뉴를 개발하느라 파전을 4번이나 부치는 열정을 보였다. tvN 방송화면 캡처
윤여정은 지난달 21일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 5회 방송에서 새 메뉴를 개발하느라 파전을 4번이나 부치는 열정을 보였다. tvN 방송화면 캡처

“살림을 놓은 지 오래라 요리를 할 줄 모른다”는 배우 윤여정(70)이 tvN 예능프로그램에서‘윤식당’에서 많이 달라졌습니다. 조리대 앞에서 우왕좌왕하던 그가 6회 만에 불고기 라이스, 치킨, 만두라면, 파전까지 뚝딱 만들어내는 전문 요리사가 됐습니다. 비결은 우직한 반복 학습입니다. 지난달 21일 5회 방송에서 처음으로 파전에 도전한 윤여정은 4개의 파전을 만들고 나서야 뒤집개를 내려놨죠. 주 메뉴인 불고기에 도전할 때는 “집에서 될 때까지 불고기 조리를 연습했다”고 합니다.

“윤여정이 방송이 아니라 진짜 장사를 한다고 착각하는 듯하다”는 것이 옆에서 지켜본 ‘윤식당’ 이진주 PD의 생각입니다. 좋은 장면을 담고 싶은 욕심에 카메라가 손님 가까이 다가가면 “이러면 손님들이 불편해해 영업 못 한다. 자꾸 앞으로 나오지 마라”고 타박할 정도입니다. 나이는 70세, 장사하는 열정은 20대 청년입니다.

윤여정의 지인들은 “윤여정은 여느 노년 배우와 다르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꼰대’같지 않다는 겁니다. ‘윤식당’에서 보인 성실함은 연기를 준비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메모하고 밑줄을 치느라 대본이 찢어져서 매니저가 2~3번 프린트를 다시 해줄 정도로 달달 외우죠. 윤여정의 매니저 염양선씨는 “배우가 대본 외우는 거야 당연하다지만, 상대역 대사도 완벽하게 익힐 때까지 반복해 읽는다”며 “옆에 있는 나까지 대사가 다 외워진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소통의 기술이 뛰어납니다. 젊은 후배들과 어울릴 줄 아는 노년 배우죠. ‘윤식당’ 현장에서는 막내 조연출의 이름까지 다 외워 대화했습니다. 이 PD는 “윤여정이 막내 스태프와 대화하는 것을 보면 어른이 후배를 대하는 게 아니라, 동료 대 동료로 존중하는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윤식당’ 촬영이 끝나고 귀국한 후에도 배우 정유미와 두 차례 만나 식사를 하며 ‘우정’을 다졌다고 합니다. 염씨는 “어른이니까 대접받겠다는 생각이 없고 젊은 사람들이 ‘틀렸다’고 하는 것에 대해 인정할 줄 안다”며 “도태되는 걸 싫어하기 때문인지 늘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는 걸 좋아한다”고 전했습니다.

윤여정과 친분이 두터운 이재용 감독은 윤여정을 “옛날이야기를 하지 않는 어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요즘 친구들이 지닌 생각과 화제를 가지고 있어서 젊은 사람들과도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는 “윤여정은 주변에 어린 후배들이 많다”며 “생각과 말이 일치하는 어른이라 대화하는 사람을 편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를 젊게 만드는 데는 패션도 한몫 합니다. 윤여정은 ‘윤식당’에서 요리하는 내내 동그란 클립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짧은 반바지로 시원한 패션을 선보이죠. 이외에도 부츠컷 청바지와 프린팅 티셔츠, 데님 소재의 셔츠, 스니커즈까지 2030세대의 패션 아이템을 다채롭게 소화해냅니다. 연륜이 있다고 화려한 스타일을 추구하기보다는 깔끔한 차림으로 우아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살리는 게 패션의 포인트죠. 온라인상에서는 ‘윤여정 선글라스’, ‘윤여정 공항패션’과 같은 연관 검색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그는 이미 유명한 패셔니스타입니다.

남다른 젊은 감각은 작품 속 인물을 소화할 때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영화 ‘죽여주는 여자’(2016), ‘돈의 맛’(2012), ‘바람난 가족’(2003) 등에서 선보인 섹시한 연기는 독보적이죠. 이번엔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복싱선수 형과 지체장애가 있는 동생의 어머니 역으로 연기 변신을 합니다. 부산 사투리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사투리 전담 교사’와 합숙에 돌입했다고 하니, 스크린에서 윤여정표 부산 사투리의 맛을 느껴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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