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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1분기 약진.. 올해 본궤도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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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1분기 약진.. 올해 본궤도 오를까

입력
2017.05.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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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MSC와 해운동맹 효과

세계 시장 점유율 5.9%로 껑충

부산항 이용 독소조항 삭제와

해운업 지원법 통과 등이 과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현대상선의 ‘현대홍콩’호(6,800TEU급)가 글로벌 해운선사인 머스크(MSK)와 MSC의 화물2,000 TEU을 처음으로 싣고 지난달 13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현대상선이 지난 3월 2M(머스크와 MSC)과 선복 교환을 골자로 한 ‘2M+H(현대상선)’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을 체결한 데 따른 것으로 현대상선이 2M과 미주 서안항로(PS2)를 공유한 첫 전략적 협력의 성과였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번 운항을 시작으로 2M+H를 통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해운선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경기둔화로 해운업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현대상선이 약진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올 1분기(1~3월) 전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5.9%를 기록, 지난해 3분기 대비 1.4%포인트나 증가했다. 현대상선을 제외하고 전세계 10대 해운선사 중 같은 기간 전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1%포인트 이상 증가한 건 머스크(1.3%포인트)와 MSC(1.3%포인트), 싱가포르 APL(1.1%포인트) 등 단 3개뿐이다. 특히 매출과 직결되는 수주 물량도 올 3월 1만5,466TEU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30.7%나 급증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한진해운 사태 이후 뼈를 깎는 자구안을 통해 신용평가에서 ‘BB등급(안정적)’으로 상향조정 되면서 화주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글로벌 해운사들이 합병으로 덩치를 키워 노선의 수익성 확보에 나선 가운데 국내 선사 중에서는 현대상선이 2M+H에 포함되며 새로운 활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중국 최대 해운사인 코스코(COSCO)는 지난해 3월 차이나시핑(CSCL)과 합병하며 세계 4위 선사로 급부상했고, 세계 3위 해운사인 CMA는 싱가포르의 넵튠 오리엔트 라인스(NOL)를 흡수합병하며 몸집을 불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해운 업계가 덩치를 키우며 치킨게임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라며 “현대상선은 2M+H를 통해 유럽항로에서 2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으로 구성된 2M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운영비 절감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선사로 거듭나기 위해선 국내에서 넘어야 할 산도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다. 현재 최대 난관은 현대상선과 부산항 신항 4부두(HPNT) 운영사인 싱가포르 항만공사(PSA) 간 터미널 이용료를 둘러싼 갈등이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3월 자구안 마련 차원에서 4부두 경영권을 PSA에 매각했다. 문제는 당시 PSA와 계약에 ▦2023년까지 연간 최소 70만개 물동량 보장 ▦매년 일정부분 요금인상 ▦부산항 입출항시 4부두만 이용 등의 독소조항이 포함됐다는 데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시 자구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채권단의 매각 압박에 쫓겨 독소 조항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며 “이로 인해 4부두를 이용할수록 현대상선이 손해를 입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해운업계 회생 지원에 대한 정치권의 무관심도 현대상선을 속타게 하고 있다. 제2의 한진해운 사태를 막기 위해 발의됐던 일명 ‘한진해운 방지법’은 지금껏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진해운의 부실을 초래했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국내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의 부당한 저가운임 요구다. 때문에 해운업계의 요구로 지난 2월 이를 근절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3개월 째 국회 상임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대기업 물류자회사의 횡포는 10년 이상 해운업계 전반에 만연해 있다”며 “현대상선의 정상적 회생을 위해선 관련 법안의 통과가 필수적인데 대선 여파로 올해 안에 통과조차 불투명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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